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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필영 Jan 22. 2024

매일 만나는 새로운 단어





뜬금없지만 책쓰기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자기 계발서 한 권을 쓰는 데는 정말 많은 책을 참고해서 쓴다. 다양한 책을 읽어봐야 내가 쓰려고 하는 분야를 좀 더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서른 권 정도는 읽는다. 읽다 보면 읽은 책들끼리 목차가 서로 겹치기도 하는데 추후 자신의 원고에도 그 내용이 들어가면 좋다. 그 내용이 중요한 내용이니 많은 책에서 다루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목차만 비슷하지, 실제적인 내용은 달라야 한다.)     



나는 자기 계발서가 아닌, 글쓰기 에세이 책을 곧 출간할 예정이지만(글쓰기로 월 100만 원 벌기) 어느 정도 지식을 담고 있는 자기 계발서형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용어는 없겠지만 임의로 붙여보자면 이렇게 부를 수 있을 듯하다. 그 책 역시 다양한 책을 읽으며 탄생했다. 글쓰기 책, 글쓰기 강의, 글쓰기 강연 등등 은 것들을 듣고 생각하며 지식과 인사이트를 모아 내 책에 들어갔다. 그래서 사실 책쓰기라는 것을 해보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일이라는 게 실감이 날 것이다.      

관련 저서를 30권 정도 읽을 때 이미 많은 것이 쌓이지만 그걸 또 나만의 생각과 함께 글로 쓰다 보면 또 새롭게 정리된다. 그 과정에서 자기만의 생각과 소신을 가지게 되고 결국 전문가가 되는 길이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그것은 마치 계속해서 한 가지 종목만을 연습하는 운동선수 같기도 하다. 육상선수는 체력 단련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달리기를 열심히 한다. 보디빌딩 선수는 유산소도 하고 무산소도 하겠지만 결국 근육을 만드는 걸 열심히 한다. 리듬체조선수는 리듬체조만을 아주 열심히 할 테다. 그런 것이 균형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이런 것처럼 책쓰기라는 것은 한 분야의 전문가로 만들어주는 일이지만 마치 <책 쓰기 선수>처럼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되기도 한다. 애초에 우리가 가진 시간에는 한계가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 역시 그런 의미에서 보면 아주 오랫동안 교양 없이 살았고, 지금도 책을 냈다 뿐이지 남들보다 교양이 없는 편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 내내 꼴찌 성적이니 역사와 과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예술 방면으로도 지식이 없다. 그리고 스무 살 이후 열심히 일했다고 하지만  교양을 쌓은 것은 아니다. 내가 교양을 어느 정도 쌓은 것은 정말 아이를 낳고 다닌 독서모임이 다이다. 그래서 내게는, 없다. 교양이.      

과거에는 그런 것 따위 사실 필요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20대 여자에게 교양을 요구하는 곳은 별로 없다. 지식이면 지식이지 교양이 필요한 곳은 학교 면접이나 기업 면접 말고는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신문을 읽고 난 이후 나는 내가 교양이 없음을 깨달았다. 신문은 놀랍게도 하루 분량이 책으로 쳤을 때 200페이지 분량이다. 그 엄청난 양을 대충이라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모르는 단어가 이렇게나 많았군.      

출생통보제라는 단어가 의료기관이 출생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지자체가 출생신고 하는 제도인지를 신문을 통해 알게 되었고 대통령이 국회 의결된 법률안을 거부할 때는 15일 이내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미국 기업가이자 페이스북의 공동 설립자의 이름이 마크 저커버그라는 것도 얼마 전 신문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엄격히 제안하는 다른 나라의 모습, 우리나라 동물원들의 동물들이 얼마나 관리하기 힘든 실정인지 같은 것들도 신문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나는 사회 문화 면에 상대적으로 관심도 많고 지식이 있는 편이라(상대적으로..) 정치와 경제, 스포츠에는 정말 교양이 없었다. 특히나 뭐가 열리는 나라, 혹은 이 경기에서 골을 넣은 사람, 몇 명이 찬성하고 몇 명이 반대해야 의견이 기각되는지 같은 지식이 없었다.      

아는 게 있어야 자기만의 의견도 생긴다. 아는 게 없으면 비교도 어렵다.. 대체 뭐랑 뭐를 비교해서 결론을 도출해 낸단말인가.  





신문에서 새로운 단어를 접한다. 우선 색연필로 긋는다. 즐겁다. 그 단어를 외우지 않더라도 표시만 하고 나면 그 단어가 익숙해진다. 그런 과정은 생각보다 재밌다. 아,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단어를 그렇게 표시만 해놓고 훌렁훌렁 넘어간 뒤 전체 중 한 두 단어만 기억하려고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하나 나올 때마다 노트정리하고 다시 신문으로 돌아가면 아주 좋겠지만 지속하기 어렵다.


게으르게 읽으며 계속, 매일 새로운 단어를 만날 수 있는 기적. 그걸 신문이 준다!


아직도 신문구독을 망설이는 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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