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가 실내 자전거 훈련을 하는 모습을 봤었다. 이미 국가대표이고 정점에 올라 있는 선수인데 고정롤러에서 미칠듯이 페달을 굴렸고 온몸은 곧 땀으로 적셔졌다.
한참을 훈련하고 내려오는 선수의 얼굴은 거의 고문기계에서 내려오는 것 같았고 거의 모든 것을 쏟아낸 후 울먹이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국가대표 선수들도 이렇게 훈련을 한다. 매일 힘들고 고되다. 내가 보기엔 이미 반열에 오른 사람인데도 계속해서 달린다…
또 얼마 전 꽤나 활동이 두드러지는 일러스트 작가를 만났다. 그분도 내가 보기엔 이미 반열에 오른 분으로 보였는데, 그분도 작업을 하면서는 불안하다는 것이었다. 개인작업이 아닌 클라이언트가 있는 상황이라면 클라이언트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도 마음에 들면서 클라이언트의 마음에 들게 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 사람이 나보다 눈이 높거나 아주 낮거나 하더라도 문제가 된다. 눈이 높으면 내 작업물이 부족해서 힘들 것이고 눈이 너무 낮으면 작업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걸 보면 위로가 되기도 하고 자신감이 생기기도하고 나태한 나를 반성하게 된다.
나는 남산 코스에서 자전거를 자주 탄다.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남산에서 라이딩을 하게 되는데, 코스는 동일하다. 라이더만 다를뿐.
그 코스에서 얼만큼 자기 기량을 나타내느냐만 달라진다.
모두가 남산을 달릴 수는 있지만 모두가 4분대로 남산을 오를 수 는 없다.
자신의 최대의 기량으로 그곳을 매번 올라야 성장할 수 있다.
천천히 타협하며 남산을 매번 오른다면 아무런 성장이 없다.
누구나 오르막길을 달리는 일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나를 몰아 부치는 시간이 필요하다.
성장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