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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sun Aug 14. 2019

17. 임신 26주

임당 검사, 입체 초음파




임신성 당뇨 검사



임신 26주 4일 차에 병원을 방문하였다. 나는 병원을 내원하기 일주일 전부터 수없이 걱정을 했다. 식단을 조절해야 하나, 아니면 운동량을 늘릴까 하다가 결국엔 스트레스받기 시작하면서 모두 하지 않았다. 대신 평상시 식단을 유지하더라도 간식의 양을 반으로 줄이고 운동은 평소 하던 대로 1~2시간씩 산책을 했다.


임당 검사를 시행하는데 일주일 전부터 식단을 조절하는 산모들이 대부분이지만 평소와 완전히 다른 식단을 먹는 것보다는 평소 먹던 식단을 하는 것이 오히려 산모에게 좋다. 신경 써서 식단을 조절하면 스트레스로 인해 혈당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다. 또한 평소와 다르게 갑자기 식단 조절을 한다면 이후 산모가 원래대로 식단 돌아왔을 때 몸 상태를 파악하고 진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평소와 비슷한 몸 상태를 유지하여 진료받는 것이 필요하다.


임산부라면 가장 기대하고 걱정하는 검사인 임당 검사와 입체 초음파를 시행하는 날이라 많이 걱정이 됐다. 내원하기 2시간 전부터 금식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일부러 일찍 잠에서 깨어나 미리 간식을 먹었다. 초코바 2개 정도 먹고 금식을 시작했다. 사실 금식해야 하는 2시간 동안 조금 더 먹을 걸 하고 후회했다. 일어나자마자 너무 배고팠는데 혹시나 검사 시 수치가 높게 나올까 조금 조절한다고 적게 먹었더니 내원하러 가는 길에 허기가 져서 힘들었다.


병원 방문 한 시간 전 포도당 시약을 먹고 병원으로 향하는데 오심과 복통이 나타났다. 포도당 시약이 나에게는 오렌지 탄산음료인데 탄산 빠진 맛이랄까? 매우 끔찍했다. 일부 다른 사람들은 아이 감기약 맛처럼 느껴진다고 했는데 나는 먹자마자 속이 안 좋았다. 한 시간 차를 운전해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과정에서 혹시 가는 길에 구토할까 봐 옆좌석에 비닐봉지를 활짝 열고 운전을 했다.


병원을 도착하자마자 포도당 시약을 먹은 지 정확히 한 시간 지나 임신성 당뇨 검사를 시행했다. 내가 다니는 병원은 일반적 혈당 검사하듯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찔러 검사하는데 다행히 나는 90이 나와서 통과를 했다. 검사를 끝내고 묽은 변을 보고 나서야 오심과 복통이 가라앉았다. 임당 검사를 할 때는 가벼운 간식을 가지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검사를 끝내고 바나나 하나를 먹었는데도 허기가 져서 힘들었다.




입체 초음파




이번에는 일반 초음파뿐 아니라 입체 초음파도 예약되어 있어서 많은 기대를 하였다. 입체 초음파의 경우 일반 초음파보다 태아를 더 면밀하게 확인이 가능하고, 흑백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 주황빛을 띄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기대가 되었다.


일반 복부 초음파를 보면서 의사가 태아의 성장을 확인하고 나면 입체 초음파는 따로 초음파 검사실에 있는 초음파실 선생님이 확인한다. 입체 초음파를 시행하는 경우 태아의 상태에 따라 소요시간이 달라진다. 아기가 자신을 잘 보여준다면 금방 끝이 나지만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등의 잘 보여주지 않을 경우 오래 걸리기도 하고 다음번에 다시 한번 초음파를 확인하기도 한다.


입체 초음파 또한 복부초음파처럼 침대에 누워 태아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정밀검사처럼 태아의 손, 발뿐 아니라 얼굴 생김새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바른 자세로 누워 초음파를 시작했다. 손가락, 발가락뿐 아니라 양측 귀까지 입체 초음파를 통해 확인하고 태아의 얼굴 생김새를 확인했다. 일반 초음파로 확인할 때와 다르게 입체적으로 보이는 태아의 모습에 신기했다. 




다른 부분을 확인하고 태아의 얼굴을 보기 위해 초음파를 시작하는데 아기가 자궁벽을 향해 얼굴을 붙이고 있어서 초음파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었다. 입체 초음파로 생김새를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태아가 양수가 많이 있는 방향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햇님이는 벽에 얼굴을 붙인 것뿐 아니라 손으로 얼굴을 가려서 더욱 보기가 힘들었다. 사실 입체 초음파를 보기 전 일반 초음파를 확인할 때 얼굴을 보기 힘들었어서 이번에도 어려울 거라고 예상은 했었다. 그래서 초음파를 확인하는 선생님이 나의 배를 열심히 흔들었다. 태아가 양수의 흔들림에 자세를 바꾸기를 바라며 나의 배를 흔들고 눌렀는데 초음파에서 얼굴 정면을 볼 수 없었다. 


복부를 흔들고 누른다고 엄마인 나까지 배가 아팠는데 괜히 얼굴 한번 보겠다고 태아에게까지 스트레스를 준 것은 아닌가 걱정했다. 평소 태동이 격렬했던 햇님이가 걱정되는 마음 탓에 태동이 줄어든 것 같아 초음파를 시행한 당일에 열심히 태담을 했다. 만약 내가 또 임신을 하게 된다면 입체 초음파를 시행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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