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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소중한 친구가 있어 매일 밤마다 손을 잡고 거니는 즐거움으로 언덕을 넘을 날이 백 년을 간다면 참 좋을 텐데
환하게 웃는 날도 웅크려 우는 날도 함께 할 수 있을 테고 모든 일을 나눌 수 있겠지
우리보다는 업을 위해 쓰는 시간이 늘어나고 각자의 시간이 생기다 보면 백 년은 십 년으로, 일 년으로 줄어들겠다
어쩔 수 없는 일은 왜 항상 서글픈 걸까
서로의 일기에 적힌 이름을 입에서 귀로 불러주는 마음이 영원할 거라고 꼭 믿었지
그 일기장은 이제 너도 나도 가지고 있지 않으니
우리의 마음이 꼭 사랑의 마음이고 영원의 마음이면 좋겠다
그러니 하나뿐인 마음이 곧 친구인 자는 얼마나 기쁜지
때로는 손을 잡고 때로는 기대며 때로는 업고 가는 길이 고돼도 끝내 완주할 수 있음은 언제나 더 큰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손을 잡고 건너자, 무지개를 발견한 우리는 더 큰 바다를 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