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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각화 Jun 09. 2024

바람골

바람이 드나든다

하루도 빠짐없이


찬서리 내리는 날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오뉴월 훈풍에도

눈보라가 휘도니


사시사철 꽃바람만

향긋하면 좋으련만


낙화한 꽃잎들이

눈보라가 되는구나


깊어가는 골짜기에

방울방울 고인 샘물


샘물이 깊어지니

바람이 고요하다


2023.02.27 여수 오동도




끝없이 펼쳐진 푸르른 창공

갖가지 모양으로 수놓아진 갈래의 빛은

뻗친 손아귀에 그대로 내리 꽂힌다


빛이 가슴에 닿기도 전에

발아래 밀려들어온 스산함이

온몸을 훑고 솟구친다


빛의 길은

바람의 길로

바람의 길은 빛의 길이 된다


그저 그 빛아래

단 한순간이라도 머무르고 싶건만


여기저기서 밀려들어온 바람이라는 녀석은

옷깃을 제멋대로 흔들고

가끔은 간지럽기도 가끔은 아리기도 하다


빛과 바람이 머물다간 그곳엔

희망과 절망이 드나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보이는 것을 느끼는지

느끼는 것을 보는지

바람골엔 오늘도

빛과 바람이 드나든다


       - 2023.06.24 로플리(보각화) -



대문 사진 출처 : https://www.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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