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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isy Jun 22. 2022

나는 매일 30분 '이것'을 꼭 합니다.

반려견과 산책♡

 하루 중 30분 매일 꼭 하는 것이 있다. 운동일까? 작가라면 글쓰기일까? 아니다. 나는 30분 이상 매일 반려견과 산책을 한다. 보통은 퇴근 후 30분 산책을 하곤 한다. 우리가 매일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낸 지 사실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코코는 올해로 8살이다. 코코 나이에 새삼 놀라곤 한다.  매일이라고 했지만 30분 그마저도 산책을 못하는 날이 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비를 핑계 삼아 집에 있기도 한다. 그럴 때면 미안한 마음에 하루 종일 코코에게 마음을 더 쓰게 된다. 집에서 장난감으로 더 놀아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충분치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평소에 자주 하지 않던 산책을 왜 이렇게 매일 하게 된 걸까? 처음엔 산책의 중요성에 대해 무지했다. 집에서 공 던져주며 몸으로 놀아주고 사랑을 주는 것으로도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우리 집 반려견은 코코가 처음은 아니었다. 어려서도 몇 번의 강아지를 키우기는 했었으나 끝까지 함께 한 강아지는 없었다. 한 번은 마당에서 키우던 강아지였는데 엄마가 사료를 주러 나가보니 없어졌고 그 이후로도 강아지를 잠시 키웠던 기억은 있지만 어떤 사정에 의해 할머니 집으로 이모네로 보냈던 기억만 남아있다. 성인이 된 후 키우는 강아지는 코코가 처음이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부모가 된 기분으로 모든 것을 다시 배워야 했다.  


  TV 프로그램 중에서는 <개는 훌륭하다>에서 강형욱 훈련사의 훈육법을 많이 보게 되었다. 그러다 한 강아지의 어떤 문제 행동이 산책 부족이라는 말을 듣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리 코코도 엄청 활동성 있는 푸들이어서 집에서 공놀이도 많이 해주는 편이긴 했지만 훈련사의 말을 듣고 보니 코코도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알고 났으니 매일 산책을 해주려고 노력했는데 초반에는 쉽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주 2~3회 하던 산책을 매일 같이 하려니 힘이 들었다. 집순이 체질이라 일 끝나고 오면 무조건 녹초가 되는 경우가 많았고 집에 한 번 들어오면 나가기 싫어하는 사람이라서 더 힘들었다.


 그래도 코코를 위해 달력에 스티커를 붙여가면서 습관을 들이기로 했다.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내가 애쓰지 않아도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되도록이면 집에서 쉬기 전에 바로 나가려고 하고 있다. 한 번 쉬게 되면 일어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습관이 되기까지 시행착오를 조금 겪었다. 하지만 하루 종일 내가 오기만을 기다렸을 코코를 생각하면 힘이 벌떡 일어난다. 체력이 소진되었어도 나를 일으키는 힘은 코코라는 이름 두 글자가 전부였다. 이렇게 습관이 되다 보니 코코도 내가 오면 밖에 나간다는 것을 알아서 반가움과 기대감으로 나를 반기는 것 같다. 나갈 때까지 나만 쫓아다니는 모습도 너무 귀엽다. 그 모습을 보면 나가지 않을 수가 없다. 나 역시 우리가 함께 하는 너무 짧은 30분의 시간이 당연하게 되었고 오롯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루 24시간 중 코코랑 고작 30분도 둘만의 시간을 30분도 못 보냈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고 미안했다. 그래서 적어도 30분은 코코랑 산책을 하며 보내기로 다짐했다.

 처음부터 어떻게 잘 키울 수 있는지 알지 못해서 코코에게 부족한 누나라서 너무 미안하다. 오히려 실수투성이에 허둥지둥 공부해가며 케어하는 나를 코코가 봐준다. 서로에게 집중하는 시간 30분. 서로의 템포에 맞춰 걸으며 서로 가고 싶은 방향을 조율하고 공기를 나눠 마신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나무 밑에 서있던 시간, 주자창으로 뛰어 들어가 주자창 산책을 하고 들어가기도 하며 우리만의 추억들이 쌓이고 있다.


 어쩌면 코코 너에게 하루의 전부인 순간일지도 모르는 30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더욱 충만하고 밀도 있게 보내고 싶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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