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하루 적어보기.' 마음이 힘들때는 한 번씩 글을 쓰고는 한다. 정확한 문장으로 설명은 못해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우다다 적어보면 감정이 글에 많이 담겨있곤 한다. 그렇게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면 감정이 가라앉는다. 예전에는 하루를 끝내고 침대에 눕는 순간 이불킥인 것들만 생각이 나서 잠을 잘 못 잤었다. 오늘 내가 상대에게 실수한 점은 없는지, 내가 바보 같았던 모습들이 떠오르며 왜 그랬지라는 후회가 자꾸 들었다.
그러면 잠도 깊게 못 이루고 그다음 날도 유쾌하게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출근하기도 싫고 그 여파가 다음 날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도저히 매일 이불킥을 찰 수는 없어서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숨도 깊게 쉬어보고, 양도 세어보고 말이다. 그랬는데, 그건 도움이 안 되더라. 수면 음악을 틀어보아도 지금의 내 생각을 멈추지 못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왜 그럴까 하니, 눕는 순간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잔뜩 열어주는 것이 문제였다. 큰일도 아닌데 작은 일을 크게 생각하는 버릇도 한 몫했다.
그래서 나는 하루를 마친 후, 저녁 일기를 써보기로 했다. 별일은 아니어도 글로 한 번 적어보는 것이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고 뭐가 힘들었는지, 누가 나를 힘들게 했는지 등등. 화가 나면 화가 나는 대로 쓰고, 부끄러운 행동이 생각나면 내가 왜 그랬을까만 10번을 썼다. 감정이 표출되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항상 마지막은 '괜찮다.'로 적어보는 것이다. 어떻게 사람이 하루를 완벽하게만 보낼 수 있을까? 실수를 하기 때문에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는 것이고, 잘못한 행동은 또 안 하면 되는 것이다.
요즘 장원영의 럭키비키라는 원영적 사고를 하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가 바라지 않았지만 벌어진 상황에 대해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렇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하니 하루가 힘들지 않았다. 누군가로 인해 내가 아침 일찍 일어나게 되어서 피곤했지만, 그래서 운동도 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거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미라클 모닝으로 시작하는 색다른 아침이었달까.
그 당시에는 정말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도, 다른 더 힘든 일을 만나게 되면 쉬워진다. 그니까 생각해 보면 별일 아닌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땐 그랬었는데 하면서 내 기억에서 차지하는 영역이 좁아진다. 생각보다 실천하기는 쉽지는 않아도 시도라도 한다면 지금의 나를 덜 힘들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