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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교준 May 27. 2020

?=! 소담소담 : SNS의 그림자

삶의 일부가 된 SNS, 건강하게 하는 방법은 뭘까?

"지금이 두 번째 인생인 것처럼, 그리고 첫 번째를 잘못 살았던 것처럼 살아라."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저자


3보 1SNS


 평범한 아침 8시 반, 슬슬 일을 시작하려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호감친구님이 인스타그램 좋아요를 누르셨습니다.> 기분이 좋아져서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한창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오늘의 운세가 떴다. 괜시리 설레는 맘으로 운세 어플을 들어가본다. ‘오늘은 돈을 쓰고도 인심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많은 날입니다.’ 이런.. 괜히 기분이 애매해져서 핸드폰을 도로 집어넣었다. 근데 이게 웬걸? 시간이 훌쩍 지나있는게 아닌가! 급하게 하려던 일을 부여잡았는데  설상가상으로 이번엔 집중이 안 된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커피도 한 잔 마신다. 이제서야 좀 나아진 것 같다. 시간은? 9시를 훌쩍 넘겨버렸다..


 위의 상황은 현대인들이 종종 겪는 아침 풍경이다.(공감..) 별다른 일이 없는 날 특히 그렇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려는데 SNS 알림으로 시작된 <본격! 스마트폰 사용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경험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하철 1호선을 아는가? 말그대로 ‘지옥철’이다. 한 번은 지하철 1호선을 타고서 빽빽한 사람들을 빤히 쳐다본 적이 있다.(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근데 정말 백이면 백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는게 아닌가! 1호선 뿐만이 아니다. 다른 호선을 타도 똑같았다. ‘SNS의 힘은 정말 강하구나’싶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는 매일 3보 1SNS를 실천하고 있었다!


SNS를 자꾸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매일매일 들여다 보게 되는 SNS는 우리에게 어떤 매력을 어필했길래 푹 빠지게 만든걸까? 스웨덴의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 안데르스 한센씨는 저서 <인스타 브레인>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뇌는 SNS에게 해킹당하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받는 SNS 알림은 무형의 힘을 지니고 있다. 바로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힘이다. 도파민은 우리 뇌의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뭔가를 ‘하고 싶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한 마디로, SNS 알림은 우리의 도파민을 분비시켜서 SNS를 하고 싶게 만든다는 말이다. SNS가 우리로 하여금 “지금 당장 SNS를 시작해!”라고 강요한다는 걸 상상할 수 있겠는가?

 안데르스 한센씨는 진화론적인 생각과도 이를 연결시킨다. 우리 선조들은 주변 환경을 더 많이 알고, 더 주의할수록 생존 가능성이 높았다. 위험한 맹수나 자연재해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새로운 정보를 원하도록 진화했다. 이러한 본능은 우리를 궁금증에 빠뜨리는 SNS와 만나면 시너지를 만든다. SNS 알림이 오면 새로운 정보가 궁금해지고, 도파민이 분비되서 SNS가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SNS는 넘치는 정보를 준다. 문제는 스트레스도 덤으로 얹어준다는 것이다.

 

 우리가 계속 관심주게 되는 SNS는 사실 굉장히 유용한 도구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현재 널리 쓰이는 SNS들은 뉴스나 각종 유익한 정보들을 알려준다. 동기부여 게시글이나 힐링 글귀들을 통해 마음을 위로 해주기도 한다. 더군다나 SNS는 새로운 신드롬이나 유행을 만들어 내서 즐거움을 나누기도 한다.(SNS를 통한 공감대(라포) 형성) 요즘 유행하는 ‘1일 1깡’ 트렌드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거다. 하지만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앞에서 봤듯이 SNS는 우리의 시간을 훔쳐간다. 우리도 모르게 푹 빠지게 만들고, 단물만 쏙 빼먹고는 도망치는 것이다. 어느새 해야할 일들을 못하고 얻은게 없는 우리 자신을 볼 때가 많아졌을 것이다. 사실 누구나 그 시간에 공부 같이 생산적인 걸 하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안다. 근데 그게 맘처럼 쉬운가? SNS가 우릴 해킹하는데!

 두 번째는 은연중에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SNS에서 행복한 모습만을 보여주려는 경향이 있다. ‘인싸’라는 단어만 봐도 그렇다. 이는 무의식중에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본능 때문에 생긴다. 그러다보니까 친구나 지인들의 SNS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행복해 보이기만 한다. 슬픔이나 아픔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그들과 나의 상황을 비교해보게 되고, 스스로를 자책하게 된다. ‘왜 나는 이렇게 밖에 못 살까?’ ‘왜 나는 저렇게 못 놀러다닐까?’ ‘와.. 저 사람은 정말 이것저것 많이 하며 사는구나..’ 등등.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기술이 발전하고 SNS가 일상이 되면서 우울증 환자가 증가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SNS는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게 만들어서 스트레스 지수를 높여버린다.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서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시켜 심박수를 빠르게 증가시키는데, 그 영향으로 우리는 점점 더 흥분한다. 이런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우리의 뇌는 결국 정상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항상 정신없고 예민한 삶을 살아가는 이유다. 끊임없는 SNS 알림에 스마트폰을 보고, 비교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SNS를 건강하게 사용하는 방법


 이 글은 SNS를 멀리하라고 권고하는 글이 아니다. 좀 더 건강하게 사용했으면하는 바램을 전하는 글이다. 물론 내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해!’라고 권유할만큼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그저 SNS를 보며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사무치며 살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많이 봐온 사람이다.(나도 우울할 때가 많았다.) 그럴때마다 습관처럼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고민하고,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 글은 나름대로 얻은 노하우를 나누고자 하는 것일 뿐이다.

 해외의 연구 결과를 하나 예시로 소개하고 글을 마치겠다. 안데르스 한센씨는 미국 대학생 150여명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SNS를 평소대로 사용하고, 다른 그룹은 하루 최대 30분만 사용하도록 했다. 3주가 지나고 그들의 우울감과 고독감을 조사해봤다. 결과는? 하루 30분씩 SNS를 사용한 사람들의 우울감과 고독감이 감소했다. 단지 사용 시간만 제한했는 데도 삶의 질이 좋아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있는 당신에게도 소박하지만 정말 쉬운 한 가지를 추천해주고 싶다. 하루에 30분까지는 아니더라도 2시간, 3시간 등 사용시간을 정해보는 건 어떨까? 나도 자기 전 한시간정도 다큐멘터리 보는 시간을 뺀다면 하루 최대 2시간으로 SNS 사용시간을 제한한다. 이는 반 년 전부터 하고 있는 나만의 약속인데, 확실히 직장 동료들로부터 다시금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면서 스스로도 기분 좋아지고, SNS에 신경을 덜 쓰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가장 좋은 점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우울해지는 일이 줄어들었다. 확실히!


* 참고하면 좋을 책 :

[인스타 브레인] - 안데르스 한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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