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운스를 아시나요?
지난번에 언급했지만, 차 렌트를 하면서 시간이 잘못 입력되는 바람에 갑자기 차를 일찍 반납하게 되었다. 물론 추가요금을 낸다면 좀 여유 있게 반납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 비용을 치르고 얻는 것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작전을 바꿔서, 차라리 차를 반납한 이후, 샌프란시스코를 남편과 둘이 관광하기로 했다. 어차피 시내는 차로 다니면 길만 막히고,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가 딸과 다녔던 곳에 남편을 데리고 가고 싶었다.
문제는 짐이었다. 여행용 가방을 끌고 시내를 돌아다닐 수는 없지 않겠는가! 처음에는 차를 반납 후, 공항에 미리 짐을 가져다가 맡겨놓고 시내에 갈까 했는데, 오히려 공항 내의 짐 보관소는 가격이 상당히 비쌌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짐 보관 시스템인 Bounce(바운스)를 만났다. 자체 회사의 사무실이 없고, 에어비앤비처럼 운영되는 짐 보관소였다.
지점이라는 곳들 중에는 호텔도 있었고, 편의점도 있고, 기념품샵도 있었다. 우리가 이용한 곳은 헬스장이었다. 이런 가게들이 본사와 계약을 맺고, 손님들의 짐을 보관해 주는 시스템이었다. 즉, 그들은 어차피 놀리는 공간을 이용하니 좋고, 본사는 따로 체인을 만들지 않으니 운영비가 따로 들지 않아 좋다. 더구나 세계 어디든 여기저기 분포가 되어있어서 원하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디에 짐을 맡기면 제일 좋을까를 고민했다. 전철역 바로 앞이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전철역 바로 앞 호텔을 찾았는데, 다시 살펴보니 Tenderloin(텐더로인) 지역이었다. 그렇다면 샌프란시스코의 우범지대로 유명한 곳 아닌가?
그래서 다시 찾다가 결국 약간 걸어가도 Embarcadero(엠바카데로)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헬스장을 찾았다. 그 역에서 Bart(바트, 샌프란시스코 전철)를 타면 공항까지 한 번에 가니, 그게 제일 편할 것 같았다.
번거로운 점이라면, 본사와 지점의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온라인 예약을 해야 한다. 그냥 쓱 가서 맡길 수가 없다. 앱을 깔아서 사용하면 편리하고, 컴퓨터에서 예약도 가능하다.
미국의 경우 가격은, 세금 포함해서 가방 하나당 하루에 $ 7.55이니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시간당으로 계산되는 보관소들은 상당히 비싸기 때문이다. 가방의 개수와 보관 날짜, 시간 등을 입력한 후 결제를 하면 예약이 완료된다.
가방은 크기와 상관없이 개당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작은 여러 개의 가방보다는 큰 가방에 함께 넣는 것이 좋다. 이왕이면 가방 사진까지 찍어서 예약에 등록하면 더 좋다. 보관소에서 식별이 쉽기 때문이다. 예약을 하면 예약코드가 발생하는데, 지점에 그 코드를 보여주면 된다.
우리는 가방을 세 개 맡겼는데 전 과정이 아주 순조로웠다. 직원들은 친절했고, 잠시간 내 핸드폰을 충전할 수도 있었다. 화장실도 사용했다. 이런 지점들은 평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더욱 친절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도 같다.
이런 앱들이 늘 그렇듯이 추천인 코드도 있다. 나는 이걸 모르고 그냥 검색해서 찾는 바람에 혜택을 못 받았다. 추천인 링크를 통해서 가방을 두 개 이상 첫 예약하면, 할인을 $5 받을 수 있다. 추천하는 사람과 추천받는 사람이 모두 적립금을 받는 흔한 시스템이다. 필요한 분을 위해서 코드도 남겨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