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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Aug 27. 2023

에머리빌에서만 놀기

브런치 맛집 가고, 영화 보고, 많이 걷고...

딸네 집에서 주말을 두 번 보냈다. 한 번은 딸과 둘이서 보냈고, 두 번째 주말에는 남편도 합류해서 셋이 함께 보냈다. 셋이서 노는 것이 상당히 재미난 우리는, 토요일엔 바닷가 가서 놀고, 그다음 날인 일요일에는 에머리빌에서만 놀기로 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참으로 여행체질이 아닌 것 같다. 멀리 뭔가 근사한 것을 보기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그 지역을 느끼고, 우리끼리 노는 게 더 재미있다.


에머리빌은 정말 작은 도시여서 딱히 할만한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셋이 함께라면 충분히 재미날 수 있었다. 이 날은 차 없이 걸어 다니기로 했다. 아점도 맛집까지 약간 걸어가기로 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아점이 아니라 점심이 되어버린 바람에 걷는 우리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사실 나는 좀 천천히 걸으면서 구경을 많이 하고 싶었지만, 배고픈 사람들은 부지런히 종종 걸을 수밖에!


나는 처음 보는 꽃사진 찍느라 바쁘고, 두 사람은 앞서 가면서 빨리 오라고 자꾸 재촉하고...



거대한 재스민과 부겐빌레아 장벽에는 결국 딸까지 사진을 찍게 되었다. 이게 이렇게 크게 자라다니 참 신기했다. 그리고 특히나 재스민은 샌프란시스코 지역 어디 가나 길에 흔했는데, 덕분에 걸어가면서 향기를 듬뿍 즐길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런데 목적지인 Doyle Street Cafe(도일 스트릿 카페)에 도착하니 아차 싶었다. 손님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야외 좌석이 꽉 차서 북적이고 있었고 대기자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딸아이는 예약을 할걸 그랬다는 표정이 되어버렸는데, 다행히도 안쪽에 자리가 있어서 더 이상 배고프지 않아도 되었다. 


야외좌석은 사람이 많아 사진도 못 찍었다. 다행히 안쪽은 상당히 한산하였다.


이곳은 에머리빌에서 잘 나가는 맛집이다. 브런치 전문점으로 아침 8:30에서 오후 2시까지만 문을 연다.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 맛이 났다.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아서 집밥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뭔가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지나친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그런 느낌이었다. 


첫 번째 사진은 내가 주문한 DELMAR CREPE(게살 크레이프)였는데, 내가 생각했던 프렌치 스타일 크레이프는 아니었지만, 안에 내용물이 정말 풍성하고 부드러운 음식이었다. 저녁으로 먹어도 될만한 양과 품질이었다.



남편은 CORNED BEEF HASH(콘비프)를 주문했다. 남편이 좋아하는 콘비프가 들어있었고, 콘브레드 대신 글루텐프리 또띠아로 달라고 했다.



딸이 주문한 AZTECA HUEVOS RANCHEROS(아즈테카 후에보스 랜체로스)는 사실 처음 듣는 이름이었는데, 음... 사진으로 보니 뭐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댤걀이 위에 얹어져 있던 것만 기억이 난다. 


 

서로 상대방의 음식을 조금씩 먹어봤는데, 다 맛있고 넉넉했다. 호텔 브런치 같은 맛은 아니고, 미국 가정식 백반(!) 이라고나 할까? 맛집으로 일부러 멀리서 찾아갈만한 집은 아니었지만, 그 동네에 산다면 어느 날 푸짐한 브런치를 한 번 먹으러 갈만 한 곳이었다.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이제 또 좀 걸어갈 수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극장까지 걸어갔다. 셋이서 낄낄대며 길거리의 꽃들과 풍경을 구경하며 갔다. 


우리가 보기로 한 영화는 Barbie(바비)였다. 딸아이 회사에서 그 주말의 컨셉이 이 영화였고, 평도 상당히 좋아서 딸이 예약을 해두었다. 나는 영화 평론가는 아니므로 영화 내용은 패스! 약간의 생각할 거리와 볼거리를 주는 영화였다. 주인공 여배우는 정말 찰떡 바비였다!


영화 본 기념 샷


그리고 집까지 걸어왔다. 오는 길에 픽사 정문을 지나가느라 그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다음날 픽사 방문을 기약했다.


만보 이상을 훌쩍 넘겼으니 저녁때는 들어와서 다들 휴식하다가 집밥으로 마무리!



밥 대신 군고구마, 그리고 불고기와 상추로 간단한 한 접시! 역시 외식을 하고 나면 집에서 먹어줘야 안정이 되는구나!



브런치 식당 Doyle Street Cafe 링크 및 잘 나가는 메뉴 사진 (출처는 카페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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