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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리빌에서만 놀기

브런치 맛집 가고, 영화 보고, 많이 걷고...

by 라슈에뜨 La Chouette

딸네 집에서 주말을 두 번 보냈다. 한 번은 딸과 둘이서 보냈고, 두 번째 주말에는 남편도 합류해서 셋이 함께 보냈다. 셋이서 노는 것이 상당히 재미난 우리는, 토요일엔 바닷가 가서 놀고, 그다음 날인 일요일에는 에머리빌에서만 놀기로 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참으로 여행체질이 아닌 것 같다. 멀리 뭔가 근사한 것을 보기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그 지역을 느끼고, 우리끼리 노는 게 더 재미있다.


에머리빌은 정말 작은 도시여서 딱히 할만한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셋이 함께라면 충분히 재미날 수 있었다. 이 날은 차 없이 걸어 다니기로 했다. 아점도 맛집까지 약간 걸어가기로 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아점이 아니라 점심이 되어버린 바람에 걷는 우리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사실 나는 좀 천천히 걸으면서 구경을 많이 하고 싶었지만, 배고픈 사람들은 부지런히 종종 걸을 수밖에!


나는 처음 보는 꽃사진 찍느라 바쁘고, 두 사람은 앞서 가면서 빨리 오라고 자꾸 재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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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재스민과 부겐빌레아 장벽에는 결국 딸까지 사진을 찍게 되었다. 이게 이렇게 크게 자라다니 참 신기했다. 그리고 특히나 재스민은 샌프란시스코 지역 어디 가나 길에 흔했는데, 덕분에 걸어가면서 향기를 듬뿍 즐길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런데 목적지인 Doyle Street Cafe(도일 스트릿 카페)에 도착하니 아차 싶었다. 손님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야외 좌석이 꽉 차서 북적이고 있었고 대기자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딸아이는 예약을 할걸 그랬다는 표정이 되어버렸는데, 다행히도 안쪽에 자리가 있어서 더 이상 배고프지 않아도 되었다.


야외좌석은 사람이 많아 사진도 못 찍었다. 다행히 안쪽은 상당히 한산하였다.


이곳은 에머리빌에서 잘 나가는 맛집이다. 브런치 전문점으로 아침 8:30에서 오후 2시까지만 문을 연다.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 맛이 났다.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아서 집밥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뭔가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지나친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그런 느낌이었다.


첫 번째 사진은 내가 주문한 DELMAR CREPE(게살 크레이프)였는데, 내가 생각했던 프렌치 스타일 크레이프는 아니었지만, 안에 내용물이 정말 풍성하고 부드러운 음식이었다. 저녁으로 먹어도 될만한 양과 품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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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CORNED BEEF HASH(콘비프)를 주문했다. 남편이 좋아하는 콘비프가 들어있었고, 콘브레드 대신 글루텐프리 또띠아로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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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주문한 AZTECA HUEVOS RANCHEROS(아즈테카 후에보스 랜체로스)는 사실 처음 듣는 이름이었는데, 음... 사진으로 보니 뭐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댤걀이 위에 얹어져 있던 것만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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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상대방의 음식을 조금씩 먹어봤는데, 다 맛있고 넉넉했다. 호텔 브런치 같은 맛은 아니고, 미국 가정식 백반(!) 이라고나 할까? 맛집으로 일부러 멀리서 찾아갈만한 집은 아니었지만, 그 동네에 산다면 어느 날 푸짐한 브런치를 한 번 먹으러 갈만 한 곳이었다.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이제 또 좀 걸어갈 수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극장까지 걸어갔다. 셋이서 낄낄대며 길거리의 꽃들과 풍경을 구경하며 갔다.


우리가 보기로 한 영화는 Barbie(바비)였다. 딸아이 회사에서 그 주말의 컨셉이 이 영화였고, 평도 상당히 좋아서 딸이 예약을 해두었다. 나는 영화 평론가는 아니므로 영화 내용은 패스! 약간의 생각할 거리와 볼거리를 주는 영화였다. 주인공 여배우는 정말 찰떡 바비였다!


sf_122.jpg 영화 본 기념 샷


그리고 집까지 걸어왔다. 오는 길에 픽사 정문을 지나가느라 그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다음날 픽사 방문을 기약했다.


만보 이상을 훌쩍 넘겼으니 저녁때는 들어와서 다들 휴식하다가 집밥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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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대신 군고구마, 그리고 불고기와 상추로 간단한 한 접시! 역시 외식을 하고 나면 집에서 먹어줘야 안정이 되는구나!



브런치 식당 Doyle Street Cafe 링크 및 잘 나가는 메뉴 사진 (출처는 카페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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