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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Aug 27. 2021

신선한 이야기를, 뛰어난 필력으로 써내려가라고?

브런치 공모전 당선작을 보면서 드는 생각


 글쓰기 모임을 5년 정도 해오다보니 사람들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어떤 고민을 하게 되는지 알게 되었다. 물론 나 역시 비슷한 흐름을 거쳤다. 처음에는 글쓰기 습관을 들여서 어떻게 하면 매일 규칙적으로 글을 쓸 것인가의 문제에 집중한다. 쓸거리가 없는 날은 어떻게 글을 쓰지? 와 같은 고민도 세트이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글쓰기 습관이 잡히게 되면 생겨나는 다음 고민이 시작된다.  어떻게 하면 글을 더 잘 쓸 수 있는지이다. 평범하디 평범한  내 일상에서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쓸거리를 끌어낼까의 고민이 시작된다. 더 나아가 지금까지 썼던 글을 잘 묶어서 출간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겨난다.


 며칠 전 매일 비슷비슷한 글을 쓰고 있어서 고민을 하고 계신 분과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러다가 최근 몇 년 동안 글을 쓰면서 내가 깨달은 점을 정리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용이 길다보니 다섯 편 정도로 나누어서 발행해볼까 한다. 



◆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신선한 이야기를 뛰어난 필력으로 써내려가라고요? 



유리: 매일 비슷비슷한 하루 일과 중심의 글만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글을 잘 쓰는 방법은 없을까요?


리나: 주변에서 글을 쓰시는 분들을 보면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더군요. 저 역시 마찬가지이고요. 며칠 전에 작년 브런치 공모전 당선작들을 읽어보면서 어떤 글들이 선정이 되었는지를 살펴보았는데요. 의외로 주제가 꽤 다양하더군요. 선거와 정치에 대한 글도 있고, 미술과 경제를 연결한 글도 있고, 귀농해서 돼지를 자연적인 방법으로 키워본 이야기도 있었어요.  소위 가볍고 트랜디한 에세이만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 중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라는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저자분이 28살에 귀촌하여 채식주의자가 되었다가 제대로 키운 돼지는 먹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돼지 3마리를 1년간 키웠다가 잡아먹은 이야기인데요. 이 책을 읽었더니 그동안 제가 매년 공모해왔던 글이 뭐가 부족한지 느낌이 딱 오더라고요. 저는 그동안 너무 평범한 이야기를, 평범한 문장으로 써왔던 것 같아요. 브런치에서 말하는 응모작들의 공통점은 신선한 이야기를 뛰어난 필력으로 써내려갔다고 밝히더군요. 


 다른 사람들이 관심있게 읽어보거나 공모전에서 뽑히는 글이 되려면 네 가지 조건 중 최소한 한두가지는 필요한 것 같아요.


 첫번째는 남들이 경험하지 않은(혹은 못한)이야기를 쓰는 건데 소재가 정말 특이하고 독특해서 눈길이 가는 경우이죠.


 두번째는 다른 사람들도 다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라서 (연애, 결혼, 회사생활, 육아 등등) 누구나 공감할 만한 컨텐츠를 정말 실감나게 잘 쓰는 경우이죠. 글을 읽다보면 어쩌면 이렇게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묘사했을까 놀랄 때가 많은데 이런 분들은 평소에도 하루의 기록을 해오셨던 분들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제 글을 써야지 하면서 기억을 꺼내어서 정리했다기 보다는 평소에 그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록을 해오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그 내용들을 모아서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들 중심으로 살을 덧붙여 썼을거라 생각돼요. 


 세 번째는 연습해서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재미와 유머가 넘치는 글입니다. 최근에 읽었던 에세이나 지식을 풀어내는 글 중에 유머의 내공이 상당한 글들이 꽤 있더군요. 이것도 요즘 확실한 트랜드 중 하나로 굳혀진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마약, 과학, 미신에 대해 유쾌하고 재미있게 풀어낸 오후 작가의 책들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네 번째는 기획의 신선함인데요. 이도저도 특별한게 없다면 독특한 시각이 돋보이는 글을 쓰는 게 중요해요. 브런치 당선작 중 미술과 경제를 연결해서 쓰는 글은 시각이 신선하다고 느꼈습니다. 기획의 신선함은 매칭의 기술에서 나오는 부분도 크더군요. 전혀 관련없을 것 같은 두세 가지를 연결해서 쓴다거나 자기만의 시각으로 지식을 풀어내주는 스토리텔링 기술이 갈수록 중요해진다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런 걸 안다고 해서 내 글이 또 드라마틱하게 확 달라지지는 않는다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노력은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노력하다보면 글은 확실히 나아지고요. 지난 4년동안 지역에서 에세이 쓰기 모임을 해오고 있었는데  고만고만한 내 일상에서 쓸거리가 없어서 항상 고민에 빠지고 슬럼프에 시달렸던 경험이 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내 일상에는 특별하거나 남다른 일이 없는데, 어찌해야하나 싶었지요. 하지만 글을 쓰다보니 꼭 그런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를 들어 저는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데, 쌍둥이를 키우는 좌충우돌 이야기는 다른 사람이 경험해보지 못한 소재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생각하고 찾아보면 다른 사람이 경험해보지 못한, 나만의 경험이란 누구나 있겠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유리: 그럼 도대체 경험 중 신선한 이야기는 어떻게 찾아내야 할까요?


 리나: 그럼 요즘 대세인 1인칭으로 나만의 경험을 풀어내는 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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