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읽는 리나 Mar 27. 2022

글쓰기 덕후가 되어 글을 써 보자

그동안 쓴 글을 책으로 내보고 싶다면 

 


얼마 전 백일 글쓰기 모임을 함께 하고 있는 A가 조언을 구해온 적이 있다. 천일이나 글을 썼으니 이제 자신의 이름 석자가 찍힌 책을 출간해보고 싶은데 지금까지 글을 어떻게 고치고 묶어야 작가가 될 수 있는 건지 물어왔다. A에게 그동안의 써왔던 글을 묶어 책으로 펴내는 팁을 알려주었다.


 내가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한 건 5년 전부터이다. 우연히 <백일 글쓰기 곰 사람 프로젝트>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숭례문 학당에서 글쓰기 수업을 하는 저자가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100일 글쓰기를 고안하고 그 프로그램을 진행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약속이 있어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이 책을 읽었는데 순간 '이거 좋은 방법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모임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단톡방에 함께 백일 글쓰기 해보지 않겠느냐고 글을 올렸다. 바로 열 명의 사람이 모이게 되었고, 그렇게 시작한 백일 글쓰기 모임이 무려 1800여 일째 이어지고 있다.


 물론 그 전에도 글을 써오긴 하였다. 처음 낸 책은 쌍둥이를 낳아 기르면서 쓰게 된 육아서였다. SNS에 글을 올리다가 책을 낸 것도 아니고, 글을 계속 써오다가 책을 낸 것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경험한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책 쓰기였다. 어쩌면 잘 몰랐기 때문에 열정을 가지고 책 쓰기에 임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책을 두 권 낸 후 그 뒤로 막상 내가 쓰고 싶은 내용으로 책을 쓰려고 하니 뭘 써야 할지 잘 모르겠었다. 그래서 여러 글쓰기 책을 읽었다. 하나같이' 매일, 꾸준히 계속' 쓰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매일 써보기로 결심하고, 백일 글쓰기 모임도 시작을 하게 되었다.


 매일 쓰는 글은 계속 쌓여갔다. 그러면서 깨닫게 되었다. 제일 중요한 건 나만의 화두,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무슨 내용으로 글을 쓸까 고민하다가 키워드를 '책 읽기'로 잡았다. 흔한 주제이지만 내가 매일 하고 있는 일이니 가장 큰 관심사이기도 하다. 흔한 주제를 고른다면 자신만의 새로운 관점으로 이를 묶어내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방식으로 목차를 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보기로 했다.


 4년 동안 매일 글쓰기를 해오면서 3권의 책을 더 출간하게 되었다. 이건 순전히 매일 글쓰기를 하게 된 덕분이기도 했다. 두 권의 책은 '책 읽기'와 관련이 있다. 한 권은 책 읽기 중 문학 읽기, 국내외 수상작들에 대한 가이드 북이다. 두번째 책은 '질문의 힘을 키우는 초등 그림책 인문학'이라는 아이와 엄마가 함께 그림책을 읽고 인문학적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을 기록한 책이다. 책을 쓰려면 자신만의 키워드가 있어야 하고, 그 키워드를 구체화해야 한다. 나는 그게 '책 읽기'인 셈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독창성'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무엇인가가 될 것이다.


책 읽기를 키워드로 정한 이유는 쓸 거리가 가장 많아서이다. 아무리 좋은 주제라도 내가 쓸 이야기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쓸 거리도 많으면서 나부터가 글을 쓰면서도 즐거워할 수 있는 테마여야 한다. 글쓰기라는 것이 몇 달이 걸릴지, 혹은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데 나 조차도 재미가 없는 글을 쓸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매일 글을 쓰는 것보다 중요한 건 이를 어떤 키워드로 묶어낼 것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여러 글을 써놓았더라고 이를 어떻게 하나로 묶어내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전 06화 글쓰기의 재능과 꾸준함에 대하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