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청해 뒀던 도서관 강연을 참석하고 나오니 병원진료시간까지 남은 시간 1시간 남짓.
1시간 거리의 병원에 가야 하는데 배가 몹시 고프다.
내비게이션 도착시간을 보니,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 편의점에 들러 삼각김밥을 먹을까? 드라이브스루로 샌드위치를 사 먹을까? 망설이는데, 근처에 새로 오픈한 베이커리 카페가 눈에 띄었다.
서귀포 시내에 위치해 있던 곳인데 우리 동네로 옮겼다는 소식을 듣고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오! 오늘 점심은 저기다!!!
‘아무리 바빠도 오늘의 ‘ㅎ’(오늘의 작은 행복)은 놓칠 수 없지!’
차를 세우고 카페에 들어가 빵하나와 따뜻한 라테 한잔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머릿속으로 오늘의 남은 일정을 정리한다.
병원진료 시간이 애매해서 딸아이 픽업은 여동생에게 부탁했고, 돌아오는 길에 아들 픽업하고, 장을 봐야겠다. 오늘은 남편 퇴근이 빠르다니까 저녁은 오랜만에 넷이서 먹을 수 있겠다. 저녁메뉴는 뭘로 하지? 아, 내일 아들 현장학습 도시락도 싸야 되는구나….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이런저런 생각들로 정신이 없는 가운데, 주문한 커피가 나왔고, 사장님의 한마디가 참 따뜻하게 와닿았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저 손님에 대한 가벼운 인사치레였을지 모르겠으나, 아무 생각 없이 훅 날아와 꽂힌 이 한마디가 오늘의 ‘ㅎ’을 놓치지 않으려 한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 주는 것 같았다.
사장님의 말 한마디로 바쁜 하루에 대한 위로와 격려를 받은 느낌이었다.
고작 말 한마디가 아니라, 내겐 정말 아주 커다란 말 한마디였다.
병원으로 향하는 동안 속으로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를 되뇌며, 나도 누군가에게 말 한마디로 위로와 감동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언제라도, 말 한마디 따뜻하게 건넬 수 있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내가 되길 소망한다.
그리고 그 여유의 시작으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