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하고 아름다운 Mar 18. 2019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죠?



2019 그림

                                           

Dream Dream Dream 2010 판타스틱

평소 좋아하는 A 그림 작가의 작업실에 놀러 갔다 그의 책장에 꽂혀있는 B 작가의 화보집을 보고 어떤 링크가 띵띵하고 맞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A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고 그림을 처음 시작했을 무렵 알게 된 B 작가에게 영향을 받기도 했다. 와 이 작가의 세계가 이렇게 구성이 되어있구나 하는 생각에 나는 책장을 더 둘러보았다. 뭔가 비밀스런 그의 작품세계를 혼자만 발견한 것 같은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프란시스 베이컨은 누구에게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했지만 그가 죽은 후 그의 작업실에선 바라 스케츠와 까라바지오의 화집이 발견되었다. 본인이 작업하던 이미지와 어딘가 선이 맞닿은 그림들은 구석이 접혀있있기도 했다.  그의 작업실에서 그가 참고했을 책들과 접힌 페이지들이 발견된 후 그의 화풍이 재 평가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죠? 그림작가요."

"왜 좋아하시죠?"

"최근에 본 인상 깊은 전시는?"

이런 질문에 대답이 바로 나올 수 있나?

신기하게도 글을 쓰려는 많은 사람들은 책을 읽다가 표현을 하고 싶어 글을 쓰는 것으로 확장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왜인지  그림을 그리려는 많은 이들은 그림을 보지 않고 그림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림에는 관심이 있다고 말하지만 그림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좋아하는 것이 모여 취향이 되고, 취향은 나에게 소비되는 대상이 되기도 하고, 나를 구성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유명한 작가는 몰라도 되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와 그 이유를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내가 좋아한다고 나 역시 그렇게 그릴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와 작업 등을 찾아내기까지 여러 작업을 경험해가며 취향이 다듬어지기도 하기에 그 과정은 중요하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타인의 작업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 외부 영향이 어떤 때는 나의 선택이 아닌 이미 주어진 환경일 경우가 많지만, 문화적인 영향은 어느 정도 나의 선택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미적 취향과, 시각적인 영향에 더해 사상과 태도까지 매체를 통해 내가 좋은 영향을 나 스스로 외부에 배치하는 것이다. 작가를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인터뷰를 읽고, 관련된 영화를 찾아볼 수도 있고, 직접 전시를 보기도 하고, 누군가 비평한 글, 그리고  관련 장르의 책은 무한하게 많을 것이다.


내 경우 좋아하는 작가는 계속해서 바뀌었다 그리고 요즘도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전엔 신디 셔먼이나 폴 매카시 같은 시각적으로 세련되면서도 방식과 내용이 함께 불편한 (=나를 질문하게 하는 것들) 컨셉셜한 것들을 좋아했다가 이제는 조지오 모란디, 알렉스 카츠, 모구 타카하시, 모로코 마치코처럼 그림 자체의 표현에 주목하게 되는 그림이 좋다. 지금은 생각하거나 고민하지 않고 색이 좋은 그림, 편한 그림, 사서 걸고 싶은 그림이 나에겐 좋은 그림이다. 나의 스타일 취향 그 모든 것들을 알기 위해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것들이 쌓여서 어떤식으로든 작업에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초창기 때 초현실주의 아티스트 surrealist artist 들의 작업을 많이 리서치했었다. 세련된 보이는 구도와 구성 날 것 같지만 궁금해지게 만드는 매력 때문에 나 역시 그들을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이 그림을 보고 나에게 그들의 작업을 따라 했다거나 똑같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지금 이 그림에서 맨레이 Man Ray, 르네 마그리트 Rere Magrite, 막스 언스트 Max Eernst가 얼핏 보인다.


이전 17화 일상적인 풍광을 나의 것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