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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하고 아름다운 Jul 14. 2019

마음먹은 대로 그 느낌이 나오지 않아요

저도요

어렵게 어렵게 그려 보았는데 글쎄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날이 많을 수도 있다. 

아무것도 못 그리는 것보다는 일단 나은 상황이 아닐까 싶다. 

요즘 그림, 아니 창작을 하는 것에 막연함을 느끼고 있어 무엇을 할지, 뭐가 그리고 싶은지도 모호해졌다.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늘 그리고 싶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말이다. 

창작자에게 소재가 떨어지는 일이란 주머니에 백 원한장 카드 한 장 없이 먼 외출을 떠나야 하는 것과 같다. 또 나는 비약을 한다. 글을 못쓰는 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이다. 



마음먹은 게 어떤 느낌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지 질문하자.

누군가한테 물어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타인의 의견 이전에 자신의 의견이 먼저이다. 자신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에서부터 자신을 가져야 하다니, 세상에나.. 

자신감이란 것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맘에 들지 않지만 왜 맘에 들지 않는지 이유가 모호하다면 내 작업 안에서 나와 밖에서 들여다본다.

가까이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내가 너무 가까이에서 부분만을 보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기에 

아마도 영화 속, 그림 속 화가들은 붓을 멈추고 뒤로 몇 걸음 물러서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기를 반복해서 했던 거 같다.

(이런 화가들의 태도를 이런 의미로 정의해 놓았는지는 모른다. 나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보자. 사진으로 저장되어있는 그림은 내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는 조금은 더 객관적인 눈으로 보게 된다. 사진을 찍어 보거나, 일어서서 보다 잠시 커피 한잔 타 와서 다시 그림을 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여러 가지 선택 안에서 고민을 하는 것이라면 다양한 선택 안을 프린트해서 놓고 보는 것도 방법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지금 어떤 느낌을 내고 싶었는지를 정말 알고 있는지. 좀 별론데 뭐가 별로지?

그림이 별론가? 표현이 안되어서 그런 것이라면  구현을 하기 위해 다시 같은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좋다. 조금 더 힘을 빼고 단순하게 그릴 수도 있고 조금 더 섬세하게 구체적인 묘사까지 조금 더 완성해보는 것 마음이 기우는지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연필로 묘사를 했다면 재료를 바꾸어 보면 어떨까? 사인펜으로  같은 그림을 사인펜으로 그리면 자연스럽게 단순화되는 것을 느낄 것이다.  
아니면 그림의 구성이 별로인가? 무언가 어색하고 썰렁하고 아쉽다고 느낀다면 다시 같은 소재를 가지고 스케치를 몇 개 하면 좋겠지만 하나라도  더 해보는 것도 방법이 된다. 또 그려야 하는 게 힘들다면 잠깐 쉬거나 당을 보충하고 와 힘을 빼고 대충 스케치를 해보자. 너무 가깝다면 원경으로 멀리 빼보기도 하고  일부분만 그려보기도 하고  그릴 소재를 더 찾아내 살을 붙여보기도 한다.
그려놓은 그림을 늘어놓고 새눈으로 보자 무엇이 더 낫지? 더 죽 선택할 수도 있고 그중에 나은 부분들을 합쳐 새로운 그림을 만들 수도 있다.
그림을 다시 그리는 것은 그리기도 전에 마음을 부담스럽게 하지만 이미 한번 그렸기 때문에 두 번째 그림의 시간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빨라질지도 모른다.(장담은 할 수 없음) 
자 무엇이 부족한가요
그림 자체의 표현인가? 구성인가? 색인가?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이 없습니다. 두 유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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