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혼식에게.
나는 늘 마음 한편에 품어온 로망이 있다. 결혼식. 흔히들 여자를 위한 날이라고 하지만 생각해 보면 결혼식만큼 여자를 구속하는 것도 없다.
중심을 잡기도 어려운 하이힐, 바닥을 훑고 다니는 긴 베일,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꽉 조인 드레스. 무엇보다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까지.
여자는 하염없이 장식된 수많은 꽃들 사이로 앉아 기다린다. 나를 보러 와 주는 고마운 사람들.
작년 2023년 11월이면 한참 데이트를 하며 꽃밭과도 같은 미래를 꿈꾸던 딱 그때였던 것 같다.
1년 여가 넘는 기간 동안 교제하며 다툼도 이견도 없는 행복한 나날들.
마흔에 다다른 지금에서야 진정으로 독립을 하여 제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열게 될 것이란 근거 없는 자신감의 시간들.
앞으로의 모든 일들은 다 행복할 것만 같은 희망회로들.
2024년 5월 나는 그렇게 결혼식을 올렸다.
평생 한 남자의 아내로, 반려자로 살겠다 다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