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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연관이 없는 세 가지의 키워드"
한적한 카페에 앉아 이 글의 제목을 적으면서 그리고 그에 맞는 사진을 고르면서, 나름의 조합을 통해 이 단어들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키워드 자체만 보면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그 연관성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냥 일단 써놓고 그럴듯한 사유를 하나 찾아서 연관을 시키려는 거 아니에요? 라고 물어보시면 어느 정도는 "네 조금은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라고 인정을 하는 바이지만, 그래도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다면 "음.. 그런 이야기였네요." 라고 생각을 해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목도 그리고 어울리는 사진도 다 골랐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첫 줄을 적으려고 하니 조금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이 전의 글도 술술 써 내려간 것은 아니지만, 뭔가 그 조합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 그런 고민이었다. 그러나 일단 글을 적는다는 행위 자체는 너무나 즐겁기 때문에 (초심자의 행운이랄까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단 의식의 흐름 그대로 남겨 보고자 마음을 먹었다.
퇴근을 하면 집으로 걸어간다. 선릉역에서 내방역으로 가는 일직선으로 뻗은 길은 그런대로 걷기에 너무나 좋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팟캐스트 (Podcast)를 들으면서 걷게 되는데 아무래도 자주 듣는 내용이 경제와 관련된 것이 많아서 조금만 듣다 보면서 벌써 내방역에 도착을 하게 된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내용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을 하기 때문에 체감되는 그 거리가 더욱더 짧은 것 같다. 아마 시간으로는 약 1시간, 걸음의 수로는 약 1만 보 정도에 해당된다. (요즘 최애의 아이템, 애플워치를 통해 뿌듯하게 기록을 하고 있어서 정확합니다.)
그러나 가끔은 에어팟을 가방에 넣고 걸어갈 때도 있다. 나름 나에게 휴식을 주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서 말 그대로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등 다양한 감각을 무방비의 상태로 놓아준다. 정확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뇌가 주변의 상황으로 인해 예민해지지 않게, 그저 몸이 걸어가는 대로 주변을 느끼게 해 주려고 이렇게 걸어간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적인 느낌이고 방법이다.
"그런 무심코 지나가는 산책에서 신기하게도 상대적인 조용함이 느껴진다."
걸어가는 그 길에는 여전히 주변의 소음도 그리고 사람들도 많지만, 그저 주변의 존재하는 정보로써 흘려보내니 뇌가 그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 같다. (역시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아마 이것은 자율 주행 자동차와 같지 않을까? 믿고 맡길 수 있는 자동차가 움직이는 대로 그 안에 탄 사람은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에어팟 없는 그리고 무심코 걸어가는 산책은 나에게 이런 조용함을 준다. 적어도 그렇다고 생각을 한다.
[a. 이런 와중에 갑자기 등장한 달의 사진에 "갑자기?" 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 말씀드리자면 이런 천체관측에 있어서도 조용함을 느끼게 되는 그 공통점이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그런 수단으로써.]
지난 글인 "우주, 그 심연에 대한 실감을 담아" 에서 적었던 내용처럼 주로 달을 보게 되는데, 이런 관측의 과정에서도 무심코 걸어가는 산책과 같은 "조용함"을 느낄 수 있다. 그 감각의 깊이와 폭은 조금은 다르겠지만 조용함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을 한다.
[b. 확대한 달의 모습이 조금 징그러웠다면 죄송합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크레이터를 싫어하는 분들도 꽤 계시더라고요.) 멀리서 보는 달과 가까이에서 보는 달은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지난번의 글에서 적었듯이 확대를 해서 보는 달의 단면 혹은 그 경계선은 불타오르는 느낌입니다.]
[c. 망원경을 통해 바라보는 달의 모습은 아직도 신기합니다. 매번 볼 때마다 그 모습이 다르다고 생각될 정도로.]
천체관측이 가능한 이유는 태양의 빛을 반사하여 돌아오는 가시광선이 망원경의 렌즈에 그리고 관찰자인 저의 눈에 맺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시광선을 보는 하나의 과정에서 자유로운 사색, 그 조용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건 저에게만 느껴지는 실감의 영역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빛의 반사를 통해 달을 바라보는 과정 속에, 이런 조용함의 실제적인 감각은 꽤나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무심코 걷는 산책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에어팟 때문에 피곤했던 청각이 조금은 휴식을 취하면서 상대적으로 조용함을 얻었다고 할까요? 그리고 무심코 지나치는 사물과 사람 그리고 소음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 그 조용함이 더 커졌다고 할까요? 그런 느낌입니다.)
그래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세 가지의 키워드는 "조용함" 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봅니다. 즉, 이 세 가지의 과정은 상대적인 감각의 휴식을 넘어 실감을 현실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목적을 가진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단어들에게도 이런 하나의 목적이 있음을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PS. 주제를 전달하는 데 있어 조금은 난해한 접근에 그리고 여전히 부족한 글쓰기 실력에도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이렇게 적어보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열심히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더욱더 다양한 주제와 소재로 글을 위한 연습을 해보기로 용기를 가졌습니다.) 대체 무슨 공통점이길래? 라는 의문으로 끝까지 읽어주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나름 제가 전하려고 했던 그 의도가 조금이라도 공감되었기를 바라면서 이만 글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d.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던 "토성 (Saturn)"의 모습입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혹은 디스커버리에서 보았던 이미지와는 너무나 그 차이가 커서 실망을 하셨을 수도 있지만 고리가 보인다는 점은 (실제로 망원경을 통해 바라보면 그 해상도가 훨씬 더 좋습니다.) 천체를 관측하는 사람에게는 꽤나 멋진 특이점입니다.]
#일상의정리 #빛의반사관찰자그리고무심코걷는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