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이란 조직의 목적달성을 위해 특화된 원칙이다. 시간과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우리는 매순간 선택이 필요하다. 매순간의 이러한 선택마다 적절한 전략도 필요한 것이다. 강자는 강자의 전략이, 약자는 약자의 전략이 있기 마련이다. 전략과 전술을 혼동할 수가 있는데, 전략은 광역적이고 장기적인 개념인 반면에, 전술은 국지적이고 단기적이다. 경영은 최소한 10년 정도의 데이터가 필요한 장기전이다. 그러므로 경영에는 굵직한 전략이 필요하고, 각 전략마다 목표전술이 있어야 한다. 전술이란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지침이다. 누구나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기에 강점에 초점을 맞춰서 집중해야 한다. 병원마다 제각기 다른 강점이 있는 것이고, 그 강점에 맞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병원의 전략적인 경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1) 차별화는 필수!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는 시간을 두고 검토하자
대다수의 개원의들에게는 개원 직후에 차별화, 전문화보다는 진료영역을 넓게 설정하고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게 꾸준히 고객을 유치하면서 진료를 하다보면 남들보다 본인이 더 능숙하고 자신있는 분야가 보이게 된다. 그리고 해당 분야의 특정진료만을 원하는 고객들이 점점 모여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차별화가 되는 것이다. 개원 초반부터 작정을 하고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를 하겠다는 것은 넌센스다. 왜냐하면 병원에 어떤 부류의 고객이 주로 찾아올지 미리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전략을 가지고 있더라도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한다. 물론 강력한 실행력과 지속적인 학습은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운이라는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다.
그다지 참신하지 않은 전략이라도 강한 실행력으로 승부하면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한자리에서 꾸준히 몇 십년동안 고객을 대하다 보면 언제부턴가는 그들이 계속 다른 고객을 소개시켜주면서 고객의 풀도 늘어간다. 이러한 경험곡선은 꾸준히 집중해서 한 우물만 팔 수 있다면 훗날에 영광을 선사할 것이다. 실행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학습능력이다. 내원고객들의 트렌드 변화를 민첩하게 캐치하여 반영해야 한다. 주변 환경의 변화를 경영으로 반영하는 능력이 탁월해질수록 기존 고객들의 만족도를 유지하며 병원의 성장을 꾀할 수 있다. 고객을 만족시킬 새로운 방법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본인만의 방법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이 학습의 최종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
고객들은 이제 친절한 대우를 받지 못하면 참지 않는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 의료인이 가졌던 기존의 강력한 권위는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대형병원, 네트워크, 전문병원 등을 보면 전략적인 경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처음부터 좋은 전략과 나쁜 전략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본인에게 맞는 전략과 맞지 않는 전략이 있을 뿐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전략적 경영에 어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획기적인 전략은 성공했을 때 따르는 보상이 크지만, 실패했을 때 치러야 하는 대가 역시 만만치 않다, 아무리 전략이 훌륭하다고 해도 미래를 완전히 예측하여 모든 것을 앞서 나갈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성공의 적지 않는 부분이 운이라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2) 직원, 고객, 경쟁업체의 트라이앵글을 끊임없이 파악해라
더디지만 멀리 본다면 직원들과 손발을 잘 맞춰야 한다. 직원들의 업무를 분담하고, 그들의 성장도 이끌어내야 하므로 힘든 일이다. 그런데 미래를 운영하려면 절대로 원장 혼자 감당할 수는 없다. 큰일을 같이 하려면 결국 팀워크가 필수다. 조직은 성과가 있어야 운영이 된다. 오히려 개개인의 성과보다 괜한 인간적인 면을 강조한다면 아무도 열심히 일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일을 잘하고 성과를 잘 내는 직원들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이 옳다. 즉, 함께 같이 할 수 있는 직원에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그러나 너무 큰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언젠가는 좋은 열매를 맺을 거라 믿고, 물을 주면서 지긋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직원 스스로 가치와 신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그것을 자각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서 위엄과 카리스마가 강한 리더보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자신이 틀릴 때는 흔쾌히 인정할 수 있는 리더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직원의 장점을 발견했다면, 그것을 얘기해줘야 한다. 그들의 존재감을 북돋아주고 보람을 느끼게 말이다.
치료를 마친 고객들에게는 만족도에 관한 설문을 실시해보자. 최소 6개월에 1번씩은 실시해보는 것이 좋다. 조사항목에는 반드시 개방형 질문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가장 개선이 시급한 점을 3가지만 알려 주세요”와 같은 질문 한 개만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보통 병원에서는 설문사항들을 객관식으로 많이 조사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고객들이 원하는 개선사항을 정확히 집어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가능하면 조사 결과를 수치화 하지 않고, 고객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반영하여 정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것이 설문조사가 어려운 이유다. 고객과의 각 접점별로 만족도를 조사할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는 접점당 1개의 질문 정도로 간단하게 진행하도록 하자. 고객들은 보통 치료를 받기 전까지는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그들의 평가를 수납 시나 퇴원 후 전화를 통해 얻는다면 좀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혹시라도 설문조사에서 고객이 ‘만족’이라고 체크한 문항이 많다고,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시기상조다. ‘만족’은 그냥 ‘나쁘지 않다’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좋겠다. ‘매우 만족’ 정도는 되어야 충성고객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치료받는 것 못지않게 진료 외적인 서비스와 그 과정도 고객들에겐 중요하다. 철저히 그들의 입장에서 정서적, 심리적, 편의적 효용을 고려해봐야 한다. 그들은 본인에게 전달된 가치를 중심으로 병원을 평가한다. 그래서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아예 처음부터 하면 안 된다. 직원의 지식, 근무태도에서 고객이 진심을 느낄 수 있도록, 신뢰감을 가질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고객들과 항상 접촉해서, 시장조사를 체계화해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그들의 생각을 캐치할 수 있다. 항상 눈과 귀를 열어두고 그들과의 대화창을 실시간으로 가동해야 한다. 그리고 주변 병원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 경쟁자들은 어떻게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지, 어떻게 고객들을 대하고 있는지 알아야 그들을 이길 수 있다. 근처에 새로 개원한 곳이 있다면, 같은 진료과목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모니터링 해서 배울 필요가 있다.
3) 전략적 경영을 통해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업그레이드 시켜라
피터드러커의 『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조직은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조직원들의 강점을 살려 공헌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퀄리티를 결정한다. 조직의 포커스는 성과에 맞추어져야 하며, 조직원의 성실함에 대해서는 필히 보상을 해줘야 한다. 왜냐하면 조직은 문제보단 기회에 초점을 맞춰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목표는 직원의 행동과 태도, 매니저의 육성 및 체계화, 사회적 책임 등을 총괄한다. 또한 의사결정과정에서는 반대의견이 쉽게 나올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만장일치를 없애고, 의견대립을 통해 잘못되거나 불완전한 의견에 빠져드는 것을 막고 대안을 얻는 것이다. 행동이 없으면, 성과도 없다. 효과적인 의사결정이란 성과와 행동에 대한 조직원들의 주체적인 참여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이 때, 특히 강조되는 것이 피드백이다. 모든 과정과 결과에는 체계적인 피드백이 따라야 한다. 뭔가를 실행하기 전에 반드시 피드백 체계를 만들어두도록 하자.
직원들의 직무설계를 잘 해야 한다. 많은 직장에서 하는 실수가 직무를 좁게 만들어, 아무리 뛰어나도 직원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유능한 친구들일수록 직장을 주기적으로 옮기는 것을 쉽게 본다. 물론 본인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직무에 따른 욕구불만에 빠져 다른 곳을 찾는 것이다. 직원들이 항상 배우고 성장토록 해야 한다. 직급마다 적합한 직무를 설계하여,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직무를 빼앗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윗사람이 할 일이 별로 없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일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종종 일하는 감각과 일의 존엄성을 망각하게 되므로 조직에도 낭비이자 큰 피해를 끼치게 된다.
어떤 병원이든 시대를 불문하고 절대강자 타이틀을 유지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반드시 절대강자가 아니더라도 전문화된 경쟁력으로 충분히 승부를 해볼 수 있다. 시술의 탁월함을 증명하는 리서치 자료들과 통증감소 및 기능개선과 같은 시술결과에 대한 만족도 등으로 충분히 고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 때론 고객들을 납득시키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통계자료나 정확한 수치로 차별성을 입증해보는 것이 좋다. 약자라면 강자의 약점을 찾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싸움의 방식을 그들을 위한 방식으로 바꾸어 좁은 지역에서 승부해야 한다. 약자일수록 타겟을 세분화하여 일부 고객이라도 확실히 만족시켜야 한다. 이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약자만의 차별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기 마련이다. 어쩌면, 그래서 혼자서는 강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약자들이 극단적으로 네트워크 병원을 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은 실천팁★
1. 처음부터 작정하고 뭔가를 차별화 해야겠다는 발상은 무리수다. 일단 진료범위를 넓게 시작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먼저 습득하고, 차별화 필드를 고려해보자.
2. 치료가 끝나고 수납 시, 혹은 추후의 전화로 만족도를 체크하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3. 의견대립이 만장일치보다 효과적인 의사결정 방식이다. 잘못되거나 불완전한 의견에 빠져드는 것을 막고
대안을 얻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