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만 하면 인정받을까

첫 사회생활에서 깨달은, 노력과 인정 사이의 거리

by 울림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날,
마음속에 작은 믿음이 하나 있었습니다.

‘열심히만 하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내 노력을 알아봐 주겠지.’

그 믿음은 마치 보호막 같았습니다.
경력도 없고, 실력도 아직은 부족한 신입이었지만
성실함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처음 몇 달은 그야말로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아침엔 조금 더 일찍 도착해 책상과 주변을 정리했고,
주어진 업무는 어떻게든 더 깔끔하게, 더 빠르게 끝내려 애썼습니다.
작은 부탁에도 “네, 알겠습니다”라는 대답을 빠짐없이 붙였고,
혹시라도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늘 표정과 말투를 조심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그렇게만 하면,

당연히 인정받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내가 기대했던 ‘인정’이란 건
생각보다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

며칠을, 몇 주를, 몇 달을 그렇게 보내도
칭찬 한마디 없는 날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날 하루가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보다

‘혹시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마음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좋은 말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처음 카드뉴스 제작 업무를 맡아
밤을 새우듯 만들어 낸 결과물을 보여줬을 때,
동료가 웃으며 했던 한마디—

“이거 네가 했어? 진짜 잘했는데?”

그 말은 제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그동안 스스로를 “일을 못하는 사람”처럼 가두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그 울타리를 넘어오는 긍정의 목소리를 들었으니까요.

그날 이후로 작은 말들이 하나둘씩 쌓였습니다.
“이거 예쁘다.”
“센스 있다.”
“다음엔 이것도 같이 해볼래?”

그 말들이 저를 움직이게 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는 또 다른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카드뉴스 문장 하나 때문에 상사에게 혼이 났을 때,
저는 너무도 쉽게 다시 작아졌습니다.
‘내가 뭘 실수했는지’ 메모장에 조목조목 적으며

다음엔 절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빠른 것보다 중요한 건 정확함과 책임감이라는 걸 몸으로 배워갔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저를 향한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처럼 눈치만 보며 앉아 있기보다는
스스로 움직이고, 제안하고, 때로는 질문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 한구석엔 이런 바람이 있었습니다.

‘이 정도로 열심히 했는데, 누군가 알아봐 주면 좋겠다.’

그 마음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깨달았습니다.
인정이란 건 꼭 말이나 표정으로만 드러나는 게 아니라는 걸.

그저 일을 다시 맡겨주는 것,
별다른 말 없이 결과물을 기다려주는 것,
그 자리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것에도
‘너를 믿는다’는 메시지가 숨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정의 기준을 남에게만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가 나 자신에게 떳떳하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나는 오늘도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조용한 인정이 불쑥 찾아올 날을 조금은 여유롭게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