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월차, 서울로 떠나다
회사를 다닌 지 벌써 4개월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오면서 월차를 쓸 기회가 두 번 있었다. 처음에 월차를 썼을 때는 사실 거창한 계획은 없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라는 마음 하나로 집에서 쉬며 하루를 보냈다. 침대에 누워 늦잠도 자고, 밀린 드라마를 정주행하고,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니 그 나름대로 좋았다. 하지만 막상 지나고 나니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중한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기엔 아깝지 않을까?’라는 작은 후회가 남았다.
그래서 두 번째 월차는 다르게 보내기로 했다. 이번엔 마음먹고 친구들과 약속을 잡았다. 장소는 서울. 지방에 살고 있는 나에게 서울은 여전히 특별한 공간이다. 익숙하지 않지만 늘 새로운 무언가를 줄 것 같은, 그런 도시.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올라가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괜히 설레었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친구들과 전시회를 보러 갔다. 그동안 SNS에서만 보던 전시였는데, 직접 눈으로 마주하니 색감 하나, 디테일 하나까지 마음을 건드렸다. 작품 앞에 서서 한참을 머무르며 사진도 찍고, 서로 느낀 점을 나누다 보니 ‘아, 이래서 전시는 혼자보다 같이 오는 게 좋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를 보고 나서는 카페에 들렀다. 지방에서 보기 힘든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독특한 메뉴들이 가득했다. 한 모금 마신 커피가 입안에 퍼지면서, 그 순간만큼은 피곤함도 잊게 되었다. 서울의 카페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또 다른 경험을 선물하는 곳 같았다.
저녁이 되자 친구들과 칵테일 바에 갔다. 은은한 조명과 음악, 바텐더가 만들어주는 화려한 칵테일은 내가 평소에 접하기 힘든 낯선 즐거움이었다. 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서울역에 갔는데, 그곳에서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워낙 넓고 복잡하다 보니 길을 잠깐 헤맸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서울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주는 에너지, 도시의 활기 같은 게 피부로 느껴졌다.
이렇게 하루를 가득 채우고 다시 집으로 내려오는 길. 피곤했지만 마음은 오히려 가벼웠다. 월차라는 게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니라, 나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해 주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하루였다. 앞으로 또 월차를 쓰게 된다면, 이번처럼 나만의 색다른 하루를 만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