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 없는 일이라도, 내 미래엔 꼭 남는 작업
홍보팀에서의 하루는 조용히 흘러간다.
메일을 확인하고, 필요한 자료를 모아 카드뉴스를 만든다.
처음엔 이게 맞나, 이렇게 만드는 게 제대로 된 건가 하는 의문이 늘 따라붙었다.
화면 속 이미지와 글자를 붙잡고 몇 번이고 수정하면서도
‘혹시 내가 엉뚱한 길로 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내 손끝에서 익숙한 흐름이 만들어졌다.
마우스를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졌고,
색을 고르는 눈이 예전보다 단호해졌다.
어느새 화면 속 빈 공간을 보면
어디에 어떤 요소가 들어가야 할지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요즘은 다른 사람이 만든 카드뉴스도 유심히 본다.
색감, 배치, 문구 하나까지 눈여겨보며
‘이건 왜 눈에 들어올까?’를 스스로 분석한다.
마치 조용히 훔쳐보는 수업처럼,
그 안에서 작지만 확실한 배움을 챙겨온다.
배움은 그렇게, 남의 작업 속에서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이제는 카드뉴스뿐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꼴로 유튜브 영상도 만든다.
영상 하나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적지 않지만,
조회수는 대부분 20회, 많아야 50회 남짓.
숫자만 놓고 보면 참 초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면 속에서 완성된 결과물을 재생할 때
내 안에서는 분명 작지만 묵직한 울림이 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안 하는 것보다 무엇이라도 하는 게 낫다.
그 꾸준함이 언젠가 내 발걸음을 더 멀리 데려다 줄 거라고 믿는다.
나는 계약직이라 이런 작업들이 공식적인 실적으로 잡히진 않는다.
누군가는 ‘굳이 왜?’라고 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겐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건 내 손으로 남긴 기록이고,
다시 돌아보았을 때 나를 증명해줄 증거이기 때문이다.
작은 뿌듯함이 오늘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된다.
그리고 언젠가 이 카드뉴스와 영상들이
내 이름이 새겨진 포트폴리오가 될 거라 믿는다.
계약이 끝나는 날, 나는 이 경력을 품고
더 높은 곳을 향해 걸어갈 것이다.
그동안의 모든 시도와 흔적들이 분명 나를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해줄 테니까.
아무도 보지 않는 것 같아도, 그 안에서 나는 분명히 보고 있다.
나를, 그리고 내가 만들어낸 모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