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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면 알게 되는 루틴의 힘

막 해보고 버려보고 포기해라

by 희원다움

유퀴즈에 출연한 김원희는 연기자가 된 일화를 이야기했다. 모델일을 하던 친구가 같이 해보자고 부탁해 MBC 공채 탤런트에 지원을 했고 덜컥 합격을 했다.


그 후 운 좋게 국민드라마였던 '한 지붕 세 가족'의 큰 딸로 캐스팅 됐다. 역할 비중이 컸지만 그녀의 연기는 어색했고, 피디에게 맨날 혼이 나니 스트레스가 심했다.


드라마가 끝난 후 연기자를 관둘 작정이었는데, 운명의 장난처럼 '서울의 달'에 섭외가 되었다. 연기자를 계속할 생각이 없으니 아무렇게나 막 했다. '잘해야 된다'라는 생각을 버리니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왔고 그게 시청자들을 빵 터트린 것이다.


'막 하니까, 연기가 되더라!'


루틴도 막 해봐야 한다. 각 잡고 '꼭 해내야지?' 온몸에 힘을 '빡'주고 투혼을 다하면 나를 세우기 위해 루틴을 실행하는 게 아니라 루틴을 지키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다. 이건 나를 지키기 위한 루틴이 아니라 본말전도의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갓생 살기 열풍이 한창 불었다. 너도나도 빡빡한 루틴을 세워 오늘도 해냈음을 인증했다. '잠은 자나?'싶을 정도로 열정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중 많은 사람은 번아웃이 왔고 그 삶을 포기했다. 사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4년 전 겨울, 나는 '꼭 해내리라'는 굳은 결의를 다지며 미라클 모닝을 시도했다. 춥고 어두운 새벽 5시, 졸린 눈을 비비며 겨우 동네 한 바퀴를 뛰었다. 일찍 일어나 운동을 했으니 몸이 개운하고 보람도 있어야 마땅한데 오전 일과 시작부터 졸음이 쏟아졌다.


점심시간 이후엔 온몸에 힘이 빠지고 무기력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한 달을 지속했지만 무기력함은 계속되었다. 스스로 새벽기상이 맞지 않은 야행성 인간이라고 '탕탕탕' 선포해 버리고 미라클 모닝은 루틴에서 지워버렸다.


그러다 몇 달 전, 한 달 만원만 내면 아파트 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만 가도 본전이라는 생각에 등록을 하고 퇴근 후 러닝머신을 뛰었다. 하루 종일 일하고 운동까지 하니 저녁 9시만 되면 잠이 쏟아졌다.

새벽 12시, 1시에만 자는 줄 알았던 야행성 인간인 나는, 운동 후 밤 9~10시에 잠이 들어버렸다. 2~3시간을 일찍 자니 새벽 5시, 어쩔 땐 4시가 넘으면 저절로 눈이 번쩍 떠졌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고요한 시간, 책을 읽었다. '졸리지도 않고 집중이 잘되네?' 드디어 깨달았다. 미라클 모닝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구나. 나는 원래부터 야행성 인간이 아니라, 밤을 선택해 살고 있었던 것이다.


밤을 포기하니 아침은 내 것이 되었다. 이제 진정한 미라클 모닝을 즐기고 있다.


루틴을 만들고 실행하는 이유는 내 삶의 매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함이다. '우와, 이렇게 열심히 살아? 대단하다' 같은 타인의 인정을 선택하면 정작 자신의 삶에 집중할 수 없다.

당신의 삶에 집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아닌 것은 과감히 포기하는 용기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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