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나는 이직을 준비했다. 그때부터 내 삶은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주입식 교육 아래 전형적인 노력파 범생이었던 나는 갖고 태어난 재능도, 뚜렷한 취미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너무나 특별할 것이 없는 삶에서 특별한 능력이 뭔지를 찾아내는 일은 도전과 실패의 연속이었다.
이 여정을 시행한 26살 이후, 수십 가지 자기 계발 강의를 듣고 수백 만원을 지불했지만 어떤 강사도 '나 다움'을 찾아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를 나 답게 해주는 것은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 이를 통한 성장이라는 것이 내 '마지막 자기 계발 강의'를 통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나에겐 어떤 일이 생겼을까?
요즘 직장인들 최대의 관심사는 투잡, 부업, 월 천 벌기, 퇴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영상만 따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이 강의만 들으면 누구나 디지털 노마드가 될 수 있다'처럼 자극적인 제목의 광고들이 난무한다.
도전
나는 머리가 좋지 않기에 다른 사람이 하는 배 이상으로 노력해야 합격하고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 40년 동안 살면서 노력 없이, 운 좋게 성취한 일은 단 하나도 없었다.
배포 있게 사업을 벌일 성격도 아니지만 '이것만 들으면 디지털 노마드로 살 수 있다'는 말에 330만 원을 내고 관련 강의를 들었다.
강사가 말했다. "처음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엔 누구나 못한다. 하지만 열정을 가지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누구나 수익을 창출하고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갈 수 있다"라고.
이제껏 노력 하나로 살아온 나였기에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단군 이래 대한민국이 가장 돈 벌기 쉽다더니, '내가 이렇게 운을 맞이하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강사가 말하는 '시키는 일'이란 내가 나 다울 수 없는 일이었다. 블로그 체험단, 인스타 바이럴 마케팅 같은 돈이 되는 일만 골라서 하는 일종의 마케팅 대행이었다.
간호사 멘토로서 차곡차곡 쌓아가던 나의 블로그 글 가운데 뜬금없는 맛집 리뷰가 끼어들었다. 쓰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지만 300만 원을 내고 배우는 중이니 참아보자 했다. 그런데 택배 상품 리뷰에 사업 홍보까지 하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사진 15장을 넣지 않으면 강사의 피드백도 받지 못했다.
실패
나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가 나 답게 성장하겠다는 의미로 만든 '희원 다움'은 어디로 가고 그저 돈이 되는 글쓰기를 하고 있는지, 자신을 용납할 수 없었다. 갈등과 대립 속에 2달이 흘렀고 나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너의 정체성이 흔들려가면서까지 왜 이 일을 지속하는 거야? - 거금을 지불했기 때문이지. 그래, 그럼 돈 때문에 이 과정을 이수했다고 가정하자. 네가 살면서 배운 것을 써먹을 수 있겠어? - 아니, 난 돈만 쫒는 글쓰기는 절대 안 할 거야. 그런 관계도 절대 맺지 않을 거고. 그럼 답 나왔네.
성장
이렇게 300만 원의 대가를 지불하고 나의 정체성을, 나 답게 성장한다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깨달았다. 나는 아무리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꿀팁을 알게 돼도, '진정성'과 '신뢰성'이 없다면 누구와 어떠한 관계도 맺을 수 없는 사람이다.
내 삶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성장을 함과 동시에,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도울 때 가장 나 다운 사람이 된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하지 않았다면, 돈에 대해 어떠한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도전하지 않았다면 '성공=월천 벌기'라는 타인의 잣대로 그렇지 못한 나 자신을 한심해하고, 그러한 사람을 부러워하며 살았을 것이다.
'나 다움'은 세상 누구도 정해주거나 알려줄 수 없다. 나 스스로 겪어보고 찾아나가야 하는 것이다.
나를 가장 나 답게 만드는 것은 무모해 보일지라도 도전하고, 부딪혀 한 발짝씩 성장해나가는 그 과정 자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