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가 일명 무근본 마케팅이라는 이야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근본이 없다는 뜻인데요, 정말 근본이 없다는 것보다는 버거 답지 않은 제품을 마케팅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버거라면 우리가 생각하는 상품의 이미지나 모습이 있을텐데, 이런 부분을 조금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응은 오히려 좋습니다. 알파세대와 Z세대의 마음을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주비빔라이스 버거는 출시 이후 한 달간 누적 판매량 80만개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왕돈까스 버거 역시 출시 2주만에 55만개를 팔았고, 출시일 기준 한달 기준 판매량 80만개를 기록했습니다. 이 추세를 활용해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도 출시했는데요, 출시 당일에 30만개를 팔았습니다. 출시 이후 10일 기준으로는 70만개를 판매했죠. 출시일 기준 2달까지 범위를 넓히면, 무려 100만개를 넘겼습니다. 버거답지 않은 버거들이 지속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알파세대와 Z세대, 일명 잘파세대의 관점에서 이유를 찾아보기로 합니다.
일단 재미있습니다. 펀슈머 경향을 제대로 활용했다고 볼 수 있을텐데요, 익히 알고 있는 버거의 모습이나 재료를 벗어나니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갑니다. 이게 바로 펀슈머 트렌드를 활용하는 방식이고, 잘파세대는 이런 펀슈머 트렌드에 반응하는 대표적인 세대라고 보시면 좋습니다. 뻔한 걸 싫어하는 세대입니다. 햄버거로 따진다면, 기존에 익히 먹어온 햄버거는 다소 재미없게 여기죠. 그런데 여기에 흥미로운 포인트가 하나 들어간다면 새롭게 받아들이는 겁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소비에 접근하는 것이죠.
맛에 대한 느낌은 각자의 입맛에 따라 다르니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기심이나 새로운 경험을 위해 접근한다는 사실은 같습니다. 따라서 근본이 없다는 말은 앞서 지적한대로 정말 근본이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흥미로운 요소를 더하는 시도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눈여겨 봐야 할 겁니다.
한가지 더 생각해봐야 할 사실은 이런 접근이 SNS 친화력이 높다는 겁니다. 일반적인 햄버거는 그냥 햄버거지만,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버거는 인증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SNS는 기존에 알고 있거나 경험해봤던 요소보다 경험하지 못했던 요소에 집중해 돌아갑니다. 특히 잘파세대는 SNS와 함께 성장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SNS에 익숙하기 때문에, SNS 친화력이 좋은 콘텐츠의 대상을 늘 찾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대상안에 들어가 바이럴을 노려봐야 겠죠. 롯데리아의 행보가 바로 여기에 적합한 사례라고 봐야 하겠습니다.
다만, SNS에 올라갈 수 있으면 무조건 잘 된다고 일반화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SNS에 올리고 싶은 상품이나 서비스들이 입소문을 탈 가능성은 높을 겁니다. 이렇게 이해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롯데리아는 잘파세대의 특성을 잘 활용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 사례가 말하는 메시지를 이해하시고, 더 나은 소통법을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사진/롯데리아
글/노준영 no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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