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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Cloud Jan 29. 2024

설계에서 시공까지

10 단계

새로 들어오는 친구들에게 교육하는 자료에서 내가 정리했던 표

건물을 설계하는 과정은 미술에서 데생 연습을 할 때를 생각하면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부터 완성된 결과물을 내는 것이 아니라, 단계 별로 조금씩 디테일을 넣으면서 완성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1-5번의 디자인 단계를 통해서 건물을 시공하기 위한 도면이 완성된다. 

  

Step 1. Feasibility Study

건물을 짓고 싶어 하는 클라이언트가 회사에 오면 제일 먼저 하는 단계. 주로 대지를 정해 놓고 프로그램을 가져오면, 프로그램에 맞춰 건물 매싱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대략적인 기준층의 평면이나 일층 평면 다이어그램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단계이다. 주어진 대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건폐율, 용적률, Set-back 등 법규에 관련된 사항을 가지고 주어진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배치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면서, 주로 박스형태의 모델을 가지고 고민하는 단계이다.


Step 2. Concept Design(CONCEPT Phase)

건물 설계를 할 때 가장 스케줄을 관리하기가 힘든 단계이다. 끊임없는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내부에서 토론하고 몇 개의 옵션을 만들어 클라이언트에게 발표해서 피드백을 받고 다시 다양한 옵션을 만들어 내는 단계로 건물의 기본적인 형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클라이언트가 만족하지 못하던가 결정과정이 복잡할 경우 한없이 스케줄이 지체될 때도 있다. 


Step 3. Skemetic Design(SD Phase)

이 단계부터는 앞에서 정해진 건물의 형태에 실제로 지어질 수 있도록 엔지니어들과 여러 컨설턴트들과 함께 고민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가 끝날 때에는 건물의 평면 코어 디자인이 정해지고, 가장 일반층의 건물의 외벽 시스템을 결정된다. 이 단계부터는 구조, 공조, 전기, 설비, 화재, VT(Vertical transprotation, 주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조경, 교통, 토목등 다양한 컨설턴트들이 참여하게 되며 주기적인 미팅을 통해 기본적인 시스템을 결정하는 단계이다. 구조, 공조, 전기, 설비팀은 주로 메인 공조층의 평면과 전체적인 다이어 그램 정도의 드로잉들로 도면이 나오게 된다.


Step 4. Design Development(DD Phase)

이 단계에 오면 기본적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발전시키는 단계, 구조나 설비팀들은 각각의 평면을 보며 문제 되는 것들이 풀어가며, 건물의 외벽에서 건축가로서 디자인을 고려하는 모든 부분의 도면을 만들어 낸다. 건물 외벽 디자인에서는 앞단계에서 했던 대표 층의 외벽 시스템을 바탕으로 로비, 공조층, 옥상 크라운 등의 외벽 시스템과 코너 부분이라던지 입구 캐노피등 모든 부분에 대한 디자인을 확정하게 된다.


Step 5. Construction Documents(CD Phase)

이 단계에서는 건물을 시공하기 위한 도면을 그리는 단계이다. 모든 부분을 그리고 시공하는 사람이 시공할 수 있는 도면을 준비하는 단계이다.


일단 건축 설계회사에서는 여기까지 도면을 한 뒤 프로젝트는 끝이 난다. 최근에는 해외 프로젝트인 경우 Step 5 Construction Documents의 단계는 비용대비 효율을 고려해서 현지 건축 설계회사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는 직접 도면을 그리지는 않아도 각 단계별로 처음 의도한 디자인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리뷰단계를 반드시 계약서에 포함시킨다.


각단계가 끝나면 클라이언트의 승인이 있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각 단계가 끝나면 클라이언트는 설계한 도면을 바탕으로 견적을 내게 된다. 때로는 이런 이유로 프로젝트가 잠시 멈춤에서 오랜 시간 멈춤으로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프로젝트를 했던 팀 규모는 줄어들고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다른 프로젝트로 보내게 된다. 규모에 따라서 기간은 천차만별이지만 큰 문제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디자인 단계는 일 년 정도가 걸리는 것 같다.


디자인 단계가 끝이 나면 공사가 끝날 때까지의 기간을 CA(Construction administration) 단계라고 한다. 디자인을 했던 코어 인원이 공사가 끝날 때까지 클라이언트의 요구나 다른 팀들이 한 도면들을 리뷰하고 코멘트를 주게 된다. 외벽공사가 진행되는 단계 위주로 말해보겠다.


Step 6. Tender

클라이언트가 건물을 지을 회사를 선정하는 단계. 보통 3개 정도의 회사에 연락해 견적을 받고 그중에서 한 회사를 골라 공사를 맡기게 된다. 견적을 받기 위해 주로는 설계 회사에서 끝낸 도면을 보내(Tender Out) 그 도면을 바탕으로 각각의 회사에서 견적을 내는데, 특히 외벽의 경우에는 각각의 회사들이 건축 설계회사의 도면을 바탕으로 자신이 제시하는 디테일을 그려서 도면을 제출하게 된다(Tender In). 이것은 각각의 건설회사마다 공사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방법을 바탕으로 이렇게 공사하겠다고 어필하는 것이다. 건축 설계회사는 이렇게 각각의 건설회사에서 그려온 도면을 리뷰하고 클라이언트에게 코멘트를 하고 최종적으로 클라이언트가 한 회사를 정하게 된다.


Step 7. VMU (Visual Mock-up Unit)  

선정된 건설회사는 VMU라고 불리는 목업을 만들게 된다. 건축 설계회사에서 디자인 단계에서 표시해 놓은 건물 외벽 부분의 일부를 실제 크기로 만들어 보는 단계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는데, 첫째로 건물 전체에 적용하기 전 미적인 부분을 확인하는 목적이 있고, 둘째로는 선정된 건설회사의 시공 능력을 보기 위함이 있다. VMU를 해 놓은 후 건축가와 클라이언트가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일부 변경을 할 수도 있다. 주로 몇몇 다른 글라스를 적용해 놓고 최종 선택한다던가 금속 마감의 색깔을 비슷한 몇 종류를 적용해 놓고 최종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Step 8. PMU (Performance Mock-up Unit)

VMU가 미적인 부분을 체크하는 단계라면 VMU를 통해 변경된 최종 된 디테일을 가지고 역시 실제 크기로 만들어 품질 테스트를 한다. VMU는 주로 공사 현장에서 만들어지지만, PMU는 테스트를 할 수 있는 회사에 만들어서 테스트를 하게 된다. 건축가가 디자인 과정에서 나열해 놓은 테스트들을 해서 통과를 해야 끝낼 수 있고 만약 실패한 경우 다시 보완해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VMU와 PMU의 과정은 클라이언트로서는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지만 디자인 회사로서 디자인의 품질유지를 위해 반드시 포함시키는 단계이다. 실제로 건물을 짓기 전에 마지막으로 체크하는 단계로 마지막으로 일부 변경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Step 9. Shop Drawing

이러한 과정이 끝나면 건설회사에서는 Shop Drawing이라고 불리는 도면을 그리게 된다. 이 도면이 실제로 지어지는 도면이 되는 것이다. 제일 이상적인 것은 건축 설계회사의 CD도면과 같은 것이지만 실제로는 디테일을 넣으면서 변경이 생기게 된다. 건설회사에서 CD도면을 바탕으로 실제로 이렇게 짓겠다고 그린 도면이기에 건축 설계회사에서 반드시 리뷰를 해야 한다. 적어도 3번 정도 하면서 각각의 도면에 도장을 찍어 승인을 한다. 설계를 하는 사람으로서는 이 과정을 통해 실제로 지어지는 디테일에 대한 정보를 얻고 다음 프로젝트에 적용하기도 한다.


Step 10. Construction

Shop Drawing이 승인이 나면 이제 실제로 공사를 시작한다. 완공된 후 내가 그린 건물이 서 있는 것을 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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