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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Cloud Feb 05. 2024

건물외벽

물과의 전쟁 - 건물외벽의 이해

1. 캠핑텐트

야외로 캠핑 갈 때 텐트를 가져간다. 텐트의 중요한 역할은 잠을 잘 때 추위를 막아주고 비바람을 막는 역할이다. 건물 외벽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단지 좀 더 좋은 성능과 튼튼하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https://www.rei.com/learn/expert-advice/introduction-to-camping.html

텐트는 3개의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 플라이 (Rainfly) 

2. 내부텐트 (Tent Body) 

3. 텐트폴(Tent Pole)

텐트폴(3)이 내부텐트(2)를 구조적으로 서포트하고 그 위에 플라이(1)를 두어 비바람을 막는 방식이다. 


내부텐트(2)는 보통 방수가 되는 천으로 연결부위를 꼼꼼히 바느질을 해서 만든다. 바느질한 부분이 가장 취약해서 이중 삼중으로 방수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항상 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비바람에 대비해 바깥쪽에 플라이(1)를 두어 이중으로 차단막을 두어 한쪽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내부까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안정장치를 한다. 군대경험으로 내부텐트(2)와 플라이(1) 사이에 김장 비닐이나 주위 마른풀들을 넣어 추위에 대비하기도 한다. 


다양한 재료로 외벽을 만들지만 외벽의 목적은 동일하다.



2. 건물외벽

외벽을 단순화시킨 다이어그램


건물외벽을 단순화시키면 3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 Cladding(= (1) 텐트플라이)

2) Control Layer(= (2) 내부텐트)

3) Structure(= (3) 텐트폴)

 (3) Structure가 (2) Control Layer를 연결해 구조적으로 서포트하고 그 위에 (1) Cladding를 두어 비바람을 막는 방식이다. 


3. 추위와 비바람

여름에 가는 캠핑은 추위에 대한 고려는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겨울에 캠핑을 할 경우 추위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주로 성능 좋은 침낭이나 난방장치를 추가하여 추위를 대비한다. 하지만 비바람의 경우에는 오로지 텐트 자체에서 해결되어야 한다. 비가 와서 물이 탠트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 해결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우선, 어디에서 새는지 찾기가 힘들다. 

외벽에서도 추위에 대한 대비는 물론 비용이 추가되지만 내부 난방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비바람, 물이 건물내부로 들어오는 것은 건물의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얇은 방수천으로 된 텐트의 경우 비가 온 뒤 햇볕에 말려 건조하면 쉽게 건조를 시킬 수 있지만 건물의 경우 두꺼운 벽속으로 물이 한번 들어가면 건조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된다. 물이 건조되지 않고 벽속에 머물러 있으면 곰팡이가 피기 시작하고, 겨울철에 동결팽창(물이 얼어 부피가 팽창하는)을 할 경우 구조를 포함한 건물의 많은 부분에 문제를 발생시킨다. 그래서 외벽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점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어떻게 외부의 물을 내부로 들어오지 않게 하는지가 된다.


4. Water Infiltration(물침투)

물이 건물내부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1) Water(물)

2) Opening(구멍/틈)

3) Force(힘)

물(1)이 있어야 하고 구멍/틈(2)이 있어야 하고 물을 구멍/틈으로 넣는 힘(3)이 있어야 한다. 이중에 어느 하나라도 없을 경우 물은 건물로 절대 들어올 수 없다. 외벽을 디자인하는 사람으로서는 어떻게 이중에 하나를 막아서 물을 내부로 들어오지 않게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5. Force(3)(힘)의 종류

물을 구멍/틈으로 밀어 넣는 힘(3)에는 대표적인 아래 6가지가 있다. 건축가로서 하늘에서 내려오는 물을 오지 않게 할 수 없고, 어떠한 구멍이 없는 외벽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건축가는 마지막 (3) 번을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O와 X로 각각의 힘에 맞는 디테일을 표현해 보았다.


a. Gravity(중력): 중력에 의해 물은 벽을 타고 내려오고 연결 부분의 형태에 의해 내부로 물이 들어올 수 있다.

b. Surface Tension(표면장력): 수평으로 된 표면을 따라 물이 흐를 수 있고 수직에서 수평으로 만나는 부분에 물 끊기 홈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c. Capillary Action(모세관현상): 아주 좁은 틈은 모세관현상으로 오히려 물이 들어올 수 있기에 피해야 한다.  

d. Kinetic Movement (Momentum)(운동력): 떨어지는 물의 힘에 의해 물이 튀겨서 내부로 들어올 수 있다.

e. Wind Driven(바람): 바람이 센 경우 물이 내부로 들어올 수 있다.

f. Pressure Difference(압력): 바람이 부는 것도 압력의 차이로 이야기할 수 있지만 물은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6. Air Infiltration(공기투과)

공기가 건물내부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1) Air (공기)

2) Opening or Air Path (구멍/틈)

3) Force (Pressure Difference) (압력차)


공기의 투과는 심한 경우 휘슬링이라고 해서 소음을 발생시켜 생활환경에 영향을 줄수도 있지만 다음에 말할 습기가 많은 공기가 내부와 외부를 이동하면서 물이 발생(Condensation, 응결)해서 건물에 영향을 줄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 고층건물의 설계 시 발코니를 설치한다던가 환기를 위한 개폐가능한 창문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사항이다.  대부분 물을 차단하는 장치가 공기의 투과도 막는 장치로 쓰이고 있으며 이 둘을 합쳐서 'Weather-line'이라고 부르고 실내와 실외를 구분하는 지점이 된다

예제) Air infiltration/exfiltration 요구사항

ASTM E283-04 (on a complete module or bay of the exterior wall when tested at a pressure of 299 Pa )

1. Typical Exterior Wall: 0.0003 m3/s/m2 

2. Operable Window/Door: 0.0015 m3/s/m2


7. Condensation

앞에서 외부에서 힘에 의해 들어오는 물을 막는 방법을 이야기했는데, 힘에 의함이 아니라 공기 중에 들어있던 습기가 온도가 낮아지면서 물로 변할 수 있다. 이를 Condensation(응결)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외벽 설계 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Psychrometric Chart

기본적으로 따뜻한 공기에서는 습기를 많이 담아둘 수 있는데 차가운 공기에서는 습기를 조금밖에 담아둘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위에서 보이는 표에서 오렌지 선은 응결(Condensation)이 일어나는 지점을 보여준다. 오렌지 라인 왼쪽으로 가는 순간 더 이상 공기 중에 물을 담고 있지 못하고 우리 눈에 보이는 물로 변하는 것이다. 예로 'x' 표시된 지점의 21도 50% 습도의 공기를 기온을 10도로 낮추는 순간 공기에서 물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https://docs.grandbanksbp.com/article/163-understanding-condensation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겨울철 자동차 유리 안쪽에 생기는 물방물이 같은 원리로 생기는 것이다.


8. Thermal(단열)

단열은 'R-value' 또는 'U-value'로 성능을 나타내는데 내가 있는 곳에 선 최근에는 '시스템 U-value'값으로 많이 야이기하고 있다. 숫자가 적을수록 성능이 좋은 것을 나타낸다. 또한 주의할 것이 영국식 단위(Btu/(h⋅ft2⋅°F))와 미국식 단위(SI, W/(m2⋅K))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어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U-value is expressed in SI units, as watts per square metre-kelvin: W/(m2⋅K) In the United States, U-value is expressed as British thermal units (Btu) per hour-square feet-degrees Fahrenheit: Btu/(h⋅ft2⋅°F)


기후지역에 따라 요구하는 단열성능 조건이 다르다. 또한 외벽의 부위에 따라 요구되는 단열 성능이 다르다. 유리로 된 부분과 막혀있는 외벽의 요구조건이 다르고, 옥상이나 돌출되어 있는 바닥의 요구조건이 다르다.  

예제)  Thermal Transmittance (U-Values):

1.           Typical Window Assembly Vision Glass: 2.0W/sqmK

2.           Ground Floor Entrances and Storefront Window Assembly Vision Glass: 2.5W/sqmK

3.           Opaque Areas: 0.60-0.70 W/sqmK.

4.           Floors Over Unheated Spaces: 1.8 W/sqmK.

5.           Roofs and Terraces: 0.22 W/sqmK.


9. 단열과 응결과의 관계

외벽 설계를 할 때 이 물이 '어디에서' 생기는지가 중요하다. 동남아에 출장 갔을 때, 건물 로비 유리 바깥쪽에 이런 물들이 발생한 것을 많이 보았다. 외부의 높고 습한 공기가 냉방되는 차가운 로비의 벽을 만나 생긴 것이다. 이런 것은 미적으로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테크니컬 하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위에 보이는 것은 단열과 응결이 발생하는 위치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한 표라고 생각한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것이 외벽의 방수를 한 위치를 표시한다. 보통 이 선을 기준으로 내부와 외부를 구분한다. 오른쪽이 외부, 왼쪽이 내부. 내부 온도가 21도(70F) 외부온도가 -8도(18F)인 겨울날, 내부와 외부의 온도차이로 외벽 내의 온도는 선으로 보여주듯 변화된다. 이러한 조건에서 상대습도 35%인 실내 공기가 물이 되는 온도를 노란색 점으로 표시했다. 

단열을 두껍게 한 오른쪽 외벽(WALL TYPE2)의 경우에는 빨간색 오른쪽(외부)에 물이 생겨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단열이 부족한 왼쪽 외벽(WALL TYPE 1)의 경우 빨간색 왼쪽(내부)에 물이 발생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럴 경우 내부에 물이 생겨 많은 문제를 발생시킨다.


10. 건축가와 파사드 컨설턴트

외벽을 설계할 때는 대부분 파사드 컨설턴트와 함께 작업한다.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응결이 생길 것 같은 디테일을 설계해야 할 경우 최종도면을 그리기 전에 컨설턴트에게 분석을 요구해서 어떤 문제들이 생길지 확인을 한다. 단열재의 두께도 컨설턴트로부터 나온다. 외벽을 잡아주는 구조재의 크기도 컨설턴트를 통해 나온다. 얼마나 투명한 유리를 사용할지도 컨설턴트로부터 나온다. 얼마나 유리를 두껍게 해야 할지도 컨설턴트로부터 나온다. 외벽을 어떻게 고정하는지도 컨설턴트로부터 나온다. 또한 외벽의 유지 관리하는 구체적인 방법도 컨설턴트로부터 나온다. 그럼 건축가는 무엇을 하는 건지 궁금할 수 있다.


건축가는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로 그린 그림을 컨설턴트로부터 제공받은 정보를 이용해 건물로 만들 수 있는 도면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누구나 쉽게 그림을 그리고 아이디어를 낼 수는 있다. 또한 그림만 그리고 컨설턴트들에게 해결해 달라고 넘기는 건축가도 물론 존재한다. 하지만 건축가가 초기 콘셉트를 시공할 수 있는 도면까지 컨트롤할 수 있다면 좀 더 효율적이고 처음의 콘셉트를 지키는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건축가의 좋은 점이자 싫은 점은 혼자서 절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엔지니어와 컨설턴트들과 함께 해야 하고 처음 생각한 것을 끝까지 밀고 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시간이 많이 필요로 하고 많은 사람들의 욕망이 들어가는 작업이기에 처음의 콘셉트가 어느 순간 사라지고 나중에 시공이 될 때는 아무도 왜 그렇게 하려 했는지 모른 체 시공이 되는 건물들도 보게 된다. 매번 새로운 대지가 주어지고 새로운 컨설턴트 들와 작업을 하면 같은 프로그램을 디자인해도 전혀 다른 이야기 들이 나온다. 그래서 매번 프로젝트들이 새롭다. 이것이 힘들지만 지루하지 않게 하는 매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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