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MDJAI Nov 17. 2019

대학원 원서의 숫자들: 학점, GRE, 토플, 추천서

대학원 지원 결과에 대한 소수 인종 우대 정책의 영향

     내가 대학원에 원서를 제출할 때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은 GRE 점수나 학점을 기입하는 칸이었다. 자기소개서나 추천서는 나에 대한 설명 한 페이지 이상 분량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반면에, 학점은 4.0 이하의 한 숫자, GRE 점수는 과목당 800 점 이하의 한 숫자, Essay 점수는 6.0 이하의 한 숫자로 표현되는 것이 나의 한 부분을 너무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현재는 GRE의 각 과목이 170 만점이다. 대학원 입학심사에서 GRE나 학점은 합격 여부에 영향을 주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원서에 적혀 있는 최종 점수가 몇 점이든지 상관없이 대학원 입학 심사관은 세부사항을 살펴본다. 우선, GRE의 경우에 공학, 과학, 수학, 통계학, 경제학 등 수학이 중요하게 사용되는 전공이라면 수학 (Quantitative Reasoning) 점수가 만점에 가까우면 좋다. 반면에 영어 읽기 (Verbal Reasoning) 부분은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크게 신경 쓰이는 부분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영어 작문 (Analytical Writing) 부분은 평가에서 크게 고려하지 않는데, 연구 기금을 따기 위한 제안서를 많이 작성해야 하는 의료과학의 경우 영어 작문 점수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원하는 전공이 영문학, 심리학, 철학 등의 인문 혹은 사회과학 분야라면, 영어 읽기와 작문 부분이 수학 부분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GRE 점수는 입학심사에서 이미 고려를 하지 않는 학교도 많기 때문에, 눈에 띄게 저조한 점수가 아니라면 입학심사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수학과의 경우 추가적으로 GRE 수학 과목 시험을 필수적으로 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대학원 프로그램들은 지원 자격 최소 학점을 설정해 놓기도 하는데, 실제 그 학점에 미치지 못해도 합격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대학원 입학 심사관들은 지원자가 대학교를 다니며 지원한 프로그램과 관련 있는 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는지, 학년이 올라갈수록 좋은 성적을 얻었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전공과목은 평균적으로 B 학점인데 교양과목에서 뛰어난 성적을 얻어서 최종 학점이 높은 지원자와 일부 교양과목에서 극단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전공과목에서 평균적으로 A학점을 받은 지원자가 있다면, 대학 입학 심사관은 후자의 지원자에 더 관심을 가진다. 또한, 1학년 때 들어야 하는 전공 기본 필수 과목에서 B학점을 받아도 전공 상위 과목에서 많은 A 학점을 받는다면, 이 학생은 전공에서 대체로 A 학점을 받은 학생으로 여겨진다. 다른 말로 하면 총학점이나 전공학점의 숫자는 대학원 입학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의 대학원에 지원하는 지원자 중에서 국제학생이기 때문에 봐야 하는 시험은 토플 (TOEFL)이다. 미국에서 대학교를 나왔거나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에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기관에서 일정 기간 이상 수업을 들었다면 토플 시험은 면제가 되는데, 자세한 사항은 입학처에게 문의해야 한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등의 4 분야가 각 30점 만점으로 총점 120점인 토플시험 또한 총점이 105에서 110점 이상이면 훌륭한 점수로 생각되지만, 부분별 점수도 중요하다. 읽기와 쓰기가 GRE 시험 항목에 포함되기 때문에, 토플시험에서는 말하기와 듣기 파트를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입학 심사관도 있다.   

     입학심사에서 학점, GRE, TOEFL처럼 점수로 채점되는 요소 중 하나는 교수들의 추천서이다. 학교마다 추천서의 형태는 다를 수 있지만, 교수들의 추천서는 대개 두 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분량 제한이 없는 편지 부분과 또 다른 하나는 학생의 지적능력과 창의력, 언어 구사력, 책임감, 독립성 등을 교수가 지금까지 만나 온 학생들 중에서 상위 몇 % 안에 드는지에 대한 평가서이다. 추천서를 써 주는 교수들을 고를 때, 내가 항상 조언하는 것은 추천서를 잘 써 줄 수 있는 교수를 찾는 것이다. 직급이 조교수 이상인, 일정기간 이상 함께 일한 교수들에게 추천서를 써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좋다. 대학원 원서를 평가하다 보면, 추천서를 써 준 교직원들 중에서 지원자에 대한 세세한 단점까지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비록 세세하게 지원자의 단점에 대해 묘사했지만, 대학원에서 진행할 연구활동이나 행사에서 문제를 일으킬 요인이 아니라면 심각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미국 대학원 입학심사 과정 중에서 전체적인 지원자들의 지원 결과에 간접적으로 혹은 미미하게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미국의 소수 인종 우대정책이다. 소수 인종 우대정책을 예시로 간단하게 설명하면, 한국계 미국인은 지원 과정에서 어느 정도 배려를 받지만, 한국인 지원자는 어떠한 배려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우대 정책이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 기준이다. 특히 대학원 입학 결과에서 각 연구실의 교수들이 어떤 지원자를 필요로 하는지가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SOP를 더 공들여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 17화 전공 결정하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