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가게를 열고 한 사람을 기다렸어. 그 작은 가게에선 손전등도 팔고, 사탕도 몇 알, 더운 날엔 부채를, 어느 날엔 한 가지 종류의 아이스크림만을 팔았어. 자전거에 바람을 넣어주기도 했지. 그러다가 나는 기다리는 일에 싫증이 나고, 동전받는 일도 재미가 없어졌어.
그는 또 올지도 모르고 아니면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싶던 어느 날, 나는 문을 닫기로 했어. 쪽지 같은 건 남기지 않는 거야. 내가 다시 문을 열어도 그는 역시 안 올지 몰라, 하고 생각하면서.
그래서 나는 화분을 안으로 들이고, 차양을 걷고, 길고양이를 돌려보내고, 외투를 입고, 불을 끄고, 문을 잠갔어. 그러고 나서 밖으로 나와 어두워진 거리를 건넜어. 건너편에 서서 불이 꺼진 내 작은 가게를 봤지.
어느 날 이 거리를 지나칠 때면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이길 바라다가 좀 더 고통스럽길 바라다가 얼마쯤 서있었을까, 미풍이 불고, 어미를 찾지 못했는지 다시 돌아온 아기 고양이를 봤어.
나는 외투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열쇠를 더듬어 찾으며 다시 길을 건넜지.
그 사람 때문이 아니야,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혼잣말을 하면서.
그리고 아직 긴 밤이 남아있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