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갈증
사랑한다는 것은 확신하는 일이 아니다. 확신을 끊임없이 갈망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확신’은 신기루와 같다. 멀리서 보면 분명히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가가는 순간 모래바람처럼 흩어져 버린다. 어제 들었던 사랑한다는 고백은 오늘 아침의 공허를 채워주지 못한다. 나는 매일 새로운 확신을 갈망하며 산다.
확신을 갈망하는 상태는 비극적이지만 아름답다. 그것은 내가 아닌 그에게 나의 존재 증명을 의탁하고 있다는 겸허한 고백이기 때문이다. “너는 나를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은 나의 가치를 그의 입술 끝에 매달아 두는 행위다. 이 의존성은 나를 취약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연결을 가능케 한다.
나의 불안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상대의 표정이 조금 달라 보이는 순간, 전화가 평소보다 짧게 끊기는 순간. 나는 그 미세한 변화들을 놓치지 않는다. 놓치지 않으려 한다는 것, 그것이 이미 불안이다. 나는 언제나 불안 위에 서 있다. 그것은 상대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안이라는 지독한 갈증은 관계의 실패가 아니라 사랑의 본질적 속성이다. 사랑은 ‘가짐’이 아니라 ‘원함’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상대를 완전히 소유하고 모든 의심이 사라지는 순간, 열망은 식어버리고 사랑은 습관으로 전락한다. 불안은 우리가 여전히 서로를 갈구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반증이다.
나는 결국 확신을 갈망하는 ‘상태’ 그 자체로 남는다. 결핍은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동시에 계속해서 그에게로 달려가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사랑은 안정이 아니라, 그 흔들림을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위태로운 결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