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음 Mar 08. 2024

사이코패스와 일한다면...

인간관계(7)-회사 편

회사 다니면서 처음으로 '농단'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던 적이 있다. 

내 앞에선 세상 친절한 사람처럼 굴었는데, 윗사람에게는 나에 대해 전혀 다른 말을 했던 것. 그 윗사람이 나에게 "그 사람이 하는 말은 전혀 신경 쓰지 말라"라고 해서 알았다. 아 이런 것이 '농단'이라는 거구나. 이간질이라는 거구나. 그 사람이 하는 말을 하나도 신뢰할 수 없는 거구나. 


그 사람은 참 한결같았다. 억울하고 분해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되더라. 그 사람에 대해서 얘기하면. 모두가 같은 말을 했다. 일종의 피해 공감대 같은 거였는데. 앞에서는 세상 친절한 사람처럼 굴고 뒤에서는 험담을 늘어놓는 습성 같은 게 있었다. 단순 험담이 아니라, 과장과 거짓을 섞는 게 제일 큰 문제. 이제 그 사람이 하는 말은 아무도 믿지 못할 거라는 공감대 같은 게 있었다. 


사건화 된 일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윗사람에겐 마치 간을 빼줄 수준의 충성을 보이는 거라. 어떻게든 꾸역꾸역 살아남아있다. 


그리고 최근엔 우연히 다른 사람들과 함께한 식사자리가, 피해자 모임처럼 됐다. 그 사람들의 피해사실도 어마어마한 거라.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나에겐 일종의 '경각심'을 주겠다고 만든 자리 같았다. 최근 시간이 많이 지나고 일로 만날 일이 계속 있다 보니. '그래 너도 불쌍하다'란 마음으로 대화를 텄는데. 그분들의 말씀은 단호했다. "아예 말을 섞지도, 웃어주지도 말라"는 것. 내가 한 행동과 말을 어떤 식으로 해석해 퍼뜨릴지 모른다는 것. 그리고 나에 대해서 하고 다니는 말이 참 끔찍한 수준이었다는 것. 그분들이 나에 대해 오해했다는 사과까지 하실 정도. 


업무 실수도 잦은 거라. 사고가 생기면 남 탓. 자기가 잘못한 것도 남 탓. 힘없는 계약직들 탓. 자기가 충성하던 선배 탓까지. 어찌보면 능력 부족을, 남을 깎아내리는 습성으로 벌충하고 있는 건데. 앞에서는 극도의 친절함을, 뒤에서는 끔찍한 수준의 험담을, 어떻게 얼굴을 그렇게 극단적으로 순식간에 갈아 끼울 수가 있나. 


이런 사람과 계속 일로 보지 않을 순 없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조차 싫은데. 아부지와 의논했더니 "당장 냉랭하게 하지는 말라"신다. 그것조차 '엮이는 게' 되어버리는 거라. 그걸 가지고 또 뭐라고 떠들고 다닐지, 빌미를 만들지 말라는 것. 할 말만 하고, 오히려 작은 도움은 줄 수 있으면 주라고 하셨는데. 그 사람도 사람인데, 고마운 마음이 좀 쌓이지 않겠냐는 것. 그리고 오히려 수년 전 '농단' 국면의 내 마음고생이, 이걸 미리 알았더라면 그때 덜 힘들었을 텐데, 하셨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사람들이 진실을 다 알고 있거나 알게 되고. 사람들의 평가는 놀랍게도 상당히 비슷하거나 같다.는 게 조금은 위로가 됐다고 해야 하나.  


'경각심'을 갖고, 말을 줄이며 나는 그냥 내 일을 한다. 하지만 안 볼 수 없는데. 어떻게 적당히 지낼 것인지. 어떻게 엮이지 않을 것인지. 이 사람은 사람들이 입을 모으는 역대급 빌런이라고 해도. 회사 사람들을 도대체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것인지. 여전히 남는 생각과 괴로움은 있다.  


사이코패스와 같이 일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조언이 좀 필요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아아아 행복하고 싶다...봄의 길목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