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해보고 싶은 건 다 해 보고 떠나자.
유튜브에서 <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2 >를 시청했다. 갠지스강 옆에 인도에서 24시간 운영하는 화장터가 영상에 등장했다. 불에 태워지는 모습을 보고, 기안 84는 "3시간 만에 이렇게 사라지네."라고 말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와서 이렇게 봐도 되는지 마음이 복잡해진다고 표현했다.
영상을 보면서 나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복잡 미묘한 감정이었다.
흔히 말하는 무엇을 위해 아등바등 살고 있는 걸까?부터 시작해서
생이 다하는 날, 살아온 날 중 짧은 시간 안에 사라지는 삶의 흔적을 보며
다시금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동안 인생의 의미를 찾은 줄 알았더니 썩 마음에 드는 의미가 아니었나 보다.
오늘도 방황하는 내 마음을 보며 한편으로 측은하고, 안쓰럽다.
유한한 삶이기에 더 소중히 여기고,
원하는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하루하루 퍼즐 한 조각을 끼워 맞춰봐야 한다.
어느 날은 찾은 퍼즐이 퍼즐판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어느 날은 맞는 퍼즐이라 생각했는데 홈이 맞지 않는 퍼즐일 수도 있다.
가끔은 퍼즐판을 뒤집어엎어버리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퍼즐판을 완성하려고만 하면 마음은 더 조급해질 것이다.
퍼즐판에 맞지 않는 퍼즐 모양이어도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짝이 맞는 특이한 퍼즐 모양이 있을 수도 있고,
굳이 퍼즐판 안이 아니더라도 퍼즐판 밖으로 퍼즐이 뻗어 나와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완벽하게 맞춰지지 않더라도
내가 맞춰보고 싶은 퍼즐을 요리 저리 조합해 보는 경험으만으로
내 생은 충만해질 수 있다.
이 말이 틀린 말이어도 괜찮다.
'경험'이란 과정 속에서 도태되지 않고, 계속 수정해 나가면 된다.
내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
그것만이라도 해내고 간다면 마지막 길목에서 만난
마지막 순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삶을 미련 없이 놓아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유튜브 쇼츠로 '미스터선샤인'을 다시 보고 있다.
다시 봐도 정말 명작인 것 같다. 모든 이들이 애신(조선)을 지키기 위해
제자리에서 묵묵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간다.
그들에게는 목적의식이 있다. 우리의 조국을 지키다는
오늘 읽은 재테크 책에서도 '목적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는 살면서 욕심이 별로 없다 보니 목적의식도 약하고, 목표를 잡는 것도 서툴다.
그러다 보니 지금껏 살아오면서 큰 갈래길을 마주쳤을 때,
정말 많이 흔들리고, 크게 방황한다.
재테크 책에서 이런 문구가 나온다.
"한 단계 한 단계 밀도 높게 쌓다 보면 중간에서 무너지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영어원서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다.
과거에서는 배우고, 현재에서는 지금에 집중하며 미래를 내가 원하는 것을 창조하라.
무엇이든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하나씩 차례대로 1단계, 2단계, 3단계...
게임을 깨듯이 작은 성취감을 쌓아 올려 가야지만 밀도 높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사람이 미운게 아니다. 그 사람의 행동이 마음에 걸린다.
그 사람이 미운 게 아닌데
자꾸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할 때,
"이거는 ~때문에 ~했으면 좋겠어."라는 말 대신
"이거 이렇게 해야지. 자기 거는 스스로 챙겨.", "아휴 정말 그건 알아서 해야지."
울퉁불퉁 모난 말들이 먼저 입 밖을 앞서 나간다.
'스스로 알아서', '제 앞가림을 잘 챙겨야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맴도는데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 행동에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반복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 미운 말이 나가게 된다.
상대방은 은연중 말속에 담긴 감정을 느끼고서
"하.. 말이 안 통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소리를 듣고, '누가 할 소리'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속으로 곱씹는다.
더 싸우기 싫어 일보 후퇴를 한다.
사실은 스스로 알아서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 모난 모습이 그 사람에게 투영되었기에
더 팔짝 뛰며 상처 주는 이야기를 하게 된 걸 지도 모른다.
긍정적으로 이야기해도 그 사람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은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을뿐더러
제삼자가 간섭할 수 없는 영역이므로
오늘도 오해를 풀지 못한 채,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별 소득 없는
입전쟁을 마치고, 오늘도 지친 마음으로 자리를 눕게 된다.
눈을 떴을 때, 얼기설기 얽혔던 감정의 선이 풀리고, 내가 평소에 그런 적은 없었는지 상념에 잠긴다.
나도 상대방에게 똑같은 상황이 될 수 있겠구나.
얼었던 마음을 풀고, 오늘은 그에게 사과를 건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