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의 숙원 사업이었던 아기 물품 빨래 시작하는 날!
신생아 용품을 어떻게 세탁해야 할지 미리 여러 번 검색해 보았다. 대부분 3~4회씩 빨래를 한다기에 시작이 막막했다. 아기 손수건, 천 기저귀, 배냇저고리, 옷, 침구 커버까지… 그 많은 것들을 반복해서 세탁할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미루고 미루던 끝에, 더는 미룰 수 없어 결심했다.
이미 육아 중인 친구에게 물어봤다.
"정말 3~4번씩 빨아야 해? 한 번만 하면 안 될까?"
친구는 단호하게 답했다.
"한 번만 해도 돼. 그거 다 부질없어."
그 말이 어찌나 반갑고 고맙던지.
요즘 엄마들은 참 정성이 대단하다고 했다. 본인도 처음에는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알았지만, 육아를 하다 보면 빨래를 따로 분류할 여력도 없고, 결국 한 번씩만 하게 된다고. 굳이 여러 번 빨 필요 없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럼에도 나름의 타협점을 찾아 두 번만 세탁하기로 했다. 그래야 시작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선 세탁실 바닥 청소부터 시작했다. 세탁조는 이미 청소해 두었지만, 문틈과 고무 패킹 사이까지 살균 소독제로 꼼꼼히 닦았다. 물티슈에 묻어 나오는 미세한 먼지를 보며 ‘다행이다, 지금이라도 닦아내서’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청소를 마치고 나서야 첫 세탁을 시작할 수 있었다.
빨래를 마친 뒤, 건조대에 하나하나 널고 나니 손끝이 거칠어져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엄마, 아빠도 나를 위해 이렇게 정성을 들였을까?
새삼 부모님께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 나를 향한 부모님의 사랑을, 이제야 내 아이를 통해 깨닫게 되다니.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이런 순간을 하나씩 쌓아가는 일이겠지.
19일 전 허니에게 쓰는 편지
허니가 입을 것, 닦을 것, 덮을 것을 깨끗하게 준비하려고 오늘은 빨래를 시작했어.
엄마는 난생처음 세탁기 청소도 해보고, 빨래도 두 번이나 돌렸단다.
하지만 허니를 생각하며 하니까, 힘든 줄도 몰랐어. 허니를 만날 날이 가까워질수록 엄마 마음도 더 설레고 따뜻해진단다. 오늘도 많이 사랑하다. 허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