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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 허니에게 주고 싶은 마음, 감사하는 삶

by 조아름

가끔 누군가 내게 묻는다.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어?"


글쎄, 어떤 아이로 키우면 좋을까?


처음에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자립심 있는 아이가 떠올랐다.
요즘 세상엔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보니, 우리 아이만큼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길 바랐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선택도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없다. 우리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삶의 주도권을 갖고 살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 없이 결정하고, 앞을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는 아이로 자란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요즘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떠올리게 된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


이것은 온전히 부모의 태도를 보고 배우는 영역이기에 어렵지 않게 가르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내가 가진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항상 감사함을 느끼며 표현하며 살아왔다.
일찍 아프셨던 엄마를 잃었을 때도, 아빠가 곁에 있음에 감사했고, 외로움을 나눌 수 있는 여동생이 있음에 감사했다. 아빠의 사업이 실패해 독서실비를 내기도 어려웠던 시절, 마음껏 입시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남들은 수업이 끝나면 놀러 갔지만, 나는 알바를 하러 일터로 달려갔다. 그럼에도 용돈을 벌 수 있음에 감사했다.



나에게 감사는 삼시세끼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니,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 좋은 가족, 좋은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허니에게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만들어 줄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3일 전 허니에게 쓰는 편지


오늘은 우리 허니를 어떤 아이로 키우면 좋을까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
엄마, 아빠가 허니에게 많은 것을 줄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보다 더 값진 것은 허니가 스스로 깨닫고 얻어가는 삶을 살도록 돕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란다.

우리가 누리는 것들 중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어.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건 누군가의 땀과 정성 덕분이고, 따뜻한 집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는 것도 누군가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야. 허니가 살아가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표현하며 지낸다면, 놀라운 일들이 허니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질 거야. 어떤 기적 같은 일들이 생길지 궁금하지?

우리 곧 만나서 차근차근 이야기해 보자! 오늘도 엄마, 아빠는 설레는 마음으로 허니를 기다리고 있어.

사랑해, 우리 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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