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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 설렘과 두려움 그 사이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너에게 향한다.

by 조아름

머리만 대면 곧잘 잠드는 편이다.

한번 잠들면 웬만해선 깨지 않는데, 요즘은 자꾸만 예외가 생긴다.
늦은 밤까지 쉽게 잠들지 못하고, 겨우 잠이 들어도 자주 깨기를 반복한다.
출산을 앞두고 불안한 탓이리라.



오늘도 새벽에 몇 번을 깨고, 남편이 출근하는 길을 배웅한 후에야 다시 잠이 들었다.
오전 내내 뒤척이다가, 점심때쯤 교회 동생들과 만나기로 한 약속을 떠올리며 몸을 일으켰다.
가볍게 짐볼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한 후, 집 앞에서 교회 동생을 만났다.
동생이 나눔해 준 젖병 소독기를 받으며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려는 고마운 동생 :D



오물오물 밥을 씹으며, 종알종알 대화를 나눴다.
두 동생은 이미 두 아이의 엄마였기에, 식사 중에도 자연스럽게 육아 이야기에 흠뻑 젖었다.
그동안 내 무난했던 임신 과정을 지켜봐 온 그들은 연신 대단하다며 나를 칭찬해 주었다.
그리고는 출산도 무사히 잘 해낼 거라며, 불안한 내 마음을 다독였다.
이미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친구들이라, 앞날이 낯설기만 한 나에게 이런저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언니, 저는 임신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출산, 육아까지 지나고 보니 깨달았어요.
육아는 끝이 없지만, 출산은 끝이 있다는 걸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출산이 가장 쉬운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많이 힘들 수도 있겠지만, 반드시 끝이 있는 일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그 말이 유독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며칠 전, 이미 출산을 경험한 또 다른 언니도 비슷한 조언을 해 주었었다.
출산의 고통은 하루만 견디면 끝이 난다는 말.


"할 수 있어, 아름아."

이 말을 되뇌이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머릿속이 한결 가벼워졌다.



어떤 날은 걱정이 앞서고, 어떤 날은 기대감이 더 커지지만, 분명한 건 시간이 흐를수록 출산이 점점 더 현실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집에 도착해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시고 소파에 앉았다.
배 위에 손을 올리며 허니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허니야, 엄마도 준비하고 있어. 너를 만날 날이 가까워질수록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단다. 우리 함께 잘 해내 보자. 건강하게 만나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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