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엇을 하며 여유롭게 보낼까?
그렇게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한 지도 벌써 열흘이 넘었다.
매일 아침 6시 반이면 기상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나?
요즘의 나는 10시가 넘도록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다 천천히 하루를 맞이한다.
기상부터가 여유롭다.
아침에는 본능에 따라 가장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른다.
오늘의 선택은 진라면 매운맛.
라면엔 파 송송, 청양고추 송송 썰어 넣는 게 제일 맛있다.
좋아하는 대로 썰어 넣고 후루룩, 냄비째 먹으니 더 맛있다.
햇살이 좋아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오늘은 조금 색다르게,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새로운 길을 걷다가 햇볕을 가득 받으며 일광욕을 하는 고양이를 발견했다.
문득 회사 다니던 시절이 떠올랐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돌아가기 싫어하던 나와는 달리
태평하게 해를 즐기던 길고양이가 참 부러웠었는데.
그런데 오늘은?
"나도 너처럼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거든."
마음속으로 살짝 자랑하듯 속삭였다.
평온한 산책길에 우연히 만난 고양이 덕분에 이 여유로운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완벽한 오후를 즐기며 달콤한 라떼 한잔을 마셨다.
마치 나의 하루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카페라떼.
커피와 함께 잔잔한 행복을 느꼈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오늘의 마지막 이벤트, 아빠의 생일 저녁상을 차렸다.
일 년에 몇 번 되지 않는, 정성을 다하는 효도데이.
사위까지 함께하여 가족들이 함께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따뜻한 저녁을 보냈다.
이렇게 평온했던 하루의 끝에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한다.
5일 전 허니에게 쓰는 편지
허니야,
오늘은 긴 산책도 하고, 맛있는 저녁도 먹었어. 아직도 배가 든든하네 :)
여느 때처럼 저녁 식사 중에도 자연스럽게 허니 이야기가 나왔어.
다들 허니가 언제쯤 나올까 궁금해하며 이야기꽃을 피웠지.
허니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단다!
이제 정말 손에 꼽을 만큼 남았어. 엄마도 아빠도 하루하루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
건강하게, 기쁘게 만나자 허니야. 오늘도, 그리고 언제나 엄마랑 아빠는 허니를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