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하고 태명도 내가 지었고 아가의 이름도 내가 직접 지었다.
허니문에 만난 우리 아가의 태명은 허니였다.
부를 때마다 달콤했던 태명이 나는 스스로 참 만족했다.
작고 귀여운 올챙이 같은 생명체의 태명부터 내 안에서 점점 자라나며 세상 밖으로 나올 아가의 이름을 무엇으로 하면 좋을지 떠올리는 것은 더욱 설레는 일이었다.
예쁜 이름을 듣게 될 때면
‘우리 아가에게 어울릴까?’
혼자 상상에 빠져보기도 하고, 남편과 이런저런 이름을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시간엔 웃음꽃이 피어나기도 했다.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참 따뜻하고, 설레는 시간이었다.
어느 날, 문득 내 마음에 들어온 하나의 이름.
윤우.
사실 가장 처음 마음에 떠올랐던 이름은 ‘윤슬’이었다.
햇빛을 받아 잔물결이 반짝이는 그 순간처럼, 자연스럽고도 눈부신 단어.
순수한 한글 이름인 윤슬은, 아름답도록 마음에 들었다.
언젠가 또 한 번의 선물처럼 아기를 만나게 된다면, 그 아이가 딸이라면, 꼭 윤슬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윤’이라는 단어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어딘가 부드럽고 맑은 울림이 있었다.
아들을 위한 이름을 고민하면서 길을 걷다가, 차를 타고 가다가, 침대 위에서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어느 날 내 맘속에 포근하게 다가온 이름, 윤우
소리 내어 불러보았을 때 느껴지는 그 차분하고 따뜻한 느낌이 좋았다.
한자에는 문외한이지만 윤우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의미를 꼭 찾고 싶었다.
작명 앱을 설치하고 수없이 조합해 가며 어느새 진심을 다해 이름을 짓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아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한자를 찾았다.
햇빛 윤(昀), 장대할 우(俁).
‘햇빛처럼 따뜻하고, 바다처럼 장대한 마음을 가진 아이.’
남편에게 먼저 윤우라는 이름을 꺼내자, 그도 선뜻 미소 지으며 좋다고 했다.
양가 부모님께 말씀드렸을 때도 모두 흐뭇해하셨고, 지인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렇게 태어난 우리 아가의 이름을 윤우로 부르며 자연스레 결정되었다.
우리 윤우는 참 잘 웃는다.
아직 태어난 지 50일도 되지 않았지만 눈을 마주치면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곧 소리 내어 웃을 것만 같은 표정을 짓는다.
햇빛처럼 따스한 미소와 함께
바다처럼 깊고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윤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다짐한다.
세상의 어떤 순간에도,
너의 이름처럼 따뜻하고 빛나는 사람이 되기를.
그리고 그 이름을 부르는 나의 마음 역시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따뜻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