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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아 Mar 15. 2024

나는 무엇을 배우고 가르치는가?

교대 졸업 후 2009년 첫 발령을 받았다. 그리고 3년 뒤인 2011년, 나는 의원면직을 하고 교직을 떠났다. 학교를 떠나던 날의 풍경은 아직 꽤 생생하게 기억난다. 봄비가 한창 내리던 날, 당시 가르치던 아이들에게 작별의 편지를 썼던 것도, 마지막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Whitney Houston의 <The Greatest love of all>이라는 노래를 불러준 것도 가까운 과거처럼 마음에 남아있다.


교무실에서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던 자리에서 가수 이상은의 '언젠가는'이라는 노래를 끝까지 불렀던 것이 아직도 가끔 선생님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13년이 지난 2024년 나는 노래의 가사처럼 '헤어진 모습 그대로' 다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짧지만, 또 긴 여정 속에서 나는 때론 학생으로, 때론 선생님으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다.


나는 왜 학교를 떠났고, 또 왜 다시 학교로 돌아온 것일까?


라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배우고, 또 가르치고 싶었던 것일까?


로 이어진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내가 아이들과 헤어질 때 썼던 아래의 편지 속에도 이미 들어있다.


너는 너만의 고유하고 특별한 색깔과 향기를 가진, 세상의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다운 꽃이란다.
...
선생님은 그런 너에게 봄비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네 안에 그처럼 예쁜 꽃이 잠자고 있다고, 이제는 일어나서 정말 아름답게 피어나 세상을 볼 때가 되었다고 말이야.
...
사실, 우리 모두는 삶이라는 학교 속에서는 언제나 학생이란다. 너무도 맑고 아름다운 마음과 영혼을 지닌 너를 가르치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참 많아서, 선생님은 다시 학생이 되어, 이 넓고 다양한 세상에서 많은 것을 배울 거야. 그리고 그를 글에 담아 세상에 전할 거야.


학교를 떠나 있었던 13년의 시간 동안 나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진정한 행복과 삶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었고,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여러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왔다. 대학원에서는 상담심리 공부를 했으며, 백혈병과 난치병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었다. 서울시교육청 등에서 학부모님과 교사들을 위한 강의들을 해왔으며, 두 아이들을 낳고 기르며 엄마로 살아오고 있다.


최근 다시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나는 마치 <파랑새> 동화의 주인공처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빛을 제대로 보기 위해, 닿을 수 있는 가장 먼 곳까지 다녀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어질 연재 글에서는 그동안 여러 교육 현장에서 만나온 여러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그를 통해 사람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우리의 성장에 있어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이 지구별을 함께 살아가는 학생이자 교사이자 실천하는 이로 살아가는 당신과 이 글로 연결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을 안고서.


배운다는 것은
당신이 이미 아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행한다는 것은
당신이 알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가르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들도 당신만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주는 것이다.

당신은 배우는 자이며,
행하는 자이며,
가르치는 자이다.

- 리처드 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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