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내내 비가 내렸다. 어제가 지난 오늘도 비가 내린다. 그리고 내일도 비가 내리려나.
나는 비가 오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비가 오는 날에는 장사가 안되기 때문에 기분이 몹시 나쁘다. (근데 비가 안 와도 장사는 안된다.)
허나, 올해 초 우연찮게 알게 된 이 장소는 비가 오는 날에만 갈 수 있었기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매출 기록부에 아무 의미 없는 숫자들만 적었다 지우며 종종 비가 내리기를 기다렸다.
어렸을 적에는 비 오는 날을 몹시 좋아했다. 폭풍우가 심하게 치는 날이면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밖으로 나가 한참 동안 비를 맞고 들어오곤 했다. 그냥 옛날부터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이른 아침부터 쏟아지는 빗줄기에 내 마음이 동했나, 급하게 짐을 챙겨 그곳으로 향한다.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의자에 파묻힌 채로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바라본다.
멀찍이 다리 위에는 차가 달리고, 공원 바닥 물웅덩이 위로 무수한 파문이 쌓여간다.
노랫소리가 커지면 그에 맞춰 나의 가슴도 웅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