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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도 May 14. 2024

머피의 법칙과 원영적 사고

오히려 좋아

얼마 전, 글쓰기 모임 단톡방에 어느 작가님께서 세 가지 질문을 올리셨다.

1.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능력은?
2. 나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3.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경쟁력은 무엇일까?

한참을 골똘히 생각한 뒤에야 나는 나만의 답안을 내릴 수 있었다.

사실 나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엄청난 인내심과 이해심이다. 굳이 둘 중에 더욱 자신 있는 것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이해심을 고르겠다. 인내심 또한 이해심이 바탕이 되어 발휘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이해심이 높으면 세상만사 딱히 화날 일이 없다. 내가 반드시 정답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면 다른 상황이 보인다. 른 사람의 신을 신고 걸어보기 전까지는 누구도 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Don't judge a man
until you've walked a mile
in his shoes


이런 나에게 회사 동료는 '긍정 빼면 시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사람을 넘어서서 상황까지 이해해 버리는 나. 나는 어떤 상황을 만나면 자동적으로 '오히려 좋은' 포인트를 찾.  믿는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고, 모든 것이 그분의 뜻 안에 있음을 믿기 때문에 가능한 사고방식이 아닌가 싶다.




요즘에는 이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원영적 사고'라고 부른다. 이게 뭐냐고? 걸그룹 IVE의 멤버 장원영의 매우 긍정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인터넷 밈이자 유행어로서,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인 부분을 찾고, '행운의 여신은 역시 나의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다.


이와 반대되는 말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바로 '머피의 법칙'이다. 주로 서양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인데, 하려는 일이 항상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마디로 '재수 옴 붙었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참 신기하다. 둘 다 상황에 뭐가 붙었다. 그런데 무엇이 붙었는지만 다르다. 원영적 사고를 하는 사람에게는 행운의 여신이 붙었고, 머피의 법칙을 믿는 사람에게는 재수에 옴이 붙었다.


아주 운이 나쁠 때 우리는 '재수 옴 붙었네!'라고 말한다. 여기서 '옴'은 옴진드기가 피부에 달라붙어 발생하는 전염성이 아주 강한 피부질환을 가리킨다. 옴은 어느 한 곳에 생기면 여기저기 빠르게 번지고, 좀처럼 쉽게 낫지도 않는 아주 고약한 병이라고 한다.


재물이 생기거나 좋은 일이 있을 운수인 '재수'에 '옴'이 붙어버렸으니 어떤 일을 하려는 찰나, 안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나 도무지 재수가 없는 것. 그것이 '재수 옴 붙은' 상황인 것이다.




상황에 무엇을 붙일지는 각자 선택할 몫이다. 물론 성장 과정이나 인생의 경험들이 어떤 사고방식을 강화했는지는 각자 다를 수 있다. (나는 요즘 '긍정 빼면 시체'인 나의 사고방식을 보면서 부모님께서 나를 자존감 높은 사람으로 잘 길러주셨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내가 '기존쎄'인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니까...)


뇌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관이라고 한다. 그래서 자주 하는 생각에 고속도로를 낸다고 한다. 같은 상황을 바라볼 때, 이왕이면 나에게 '재수 옴' 붙었다기보다 '행운의 여신'이 붙었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꽤 쉬워진다. 일단 외쳐보자. 그리고 찾아보자!


오히려 좋아! 왜냐하면-


내 생일에 회사 키보드가 부서졌다? 그래서 생일선물로 무소음 키보드를 받을 수 있었잖아! 오히려 좋아- 역시 난 럭키딘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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