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01 23
집이 추우니 겨울에는 안방에서만 지낸다.
보일러는 아침 저녁 하루에 두시간 정도, 냉기를 없앨 정도로만 돌린다. 단열이 가장 잘 되는 안방에 전기스토브와 장판을 틀어두면 20도 정도의 온기를 유지할 수 있다. 20도는 내복에 긴팔잠옷에 수면양말을 신으면 약간 따숩다고 느낄 정도의 온도.
추우니까. 거실에 나갈 수가 없고 책상에 앉을 수가 없으니까. 그러니까 일기를 잘 쓰지 않았던걸까. 춥거나 덥다고 말하는거 말고는 일기를 거의 쓰지 않았다. 바빠지니까 살림과 산책을 가장 먼저 놓게 되더라. 일기의 제목은 가꾸는 날들인데 길어올릴 말이 없었다. 보살피고 꾸리는 것 없이 바쁜 연말이 지나갔다.
다행히도 지나갔고, 계절은 아직 남아있으니. 얼마 전엔 책상 위에 차의 자리를 마련했다. 친구들이 선물해준 귀여운 티팟과 세모 책꽂이. 다시 읽고 쓰고 따뜻한 것들에게 시간을 내어주어야지. 반성과 회복으로 남은 겨울을 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