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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사랑이 거봉 Jul 03. 2024

창업일기 7장 1화

후일담

- 창업에 대한 단상과 60대의 현실


아래는 연재된 ‘창업일기’ 글을 읽고 지인들이 보내준 코멘트를 모아봤다.

참으로 다양한 반응들이었다.


1. 어제 은행에 가서 대출 좀 받아보려 했더니 연간소득이 얼만지부터 따지더구먼.


정년 후에 소득이 없으면 은행대출도 안 되고, 마이너스 통장도 안 만들어주는 게 현실이라네.


적자인생 살면 안 되겠더라고... 

흑자인생을 살아야지.


자식들은 아직 결혼도 안 하고 나도 앞으로 수십 년 노후생활을 유지해야 하는데 걱정일세.


최소한 월에 수백만 원을 버는 안정적인 수입원을 갖고 있어야 해.


그런데 과연 창업이 도움이 될까?

아니면 그냥 연금이라도 바라보고 살까?


창업은 위험하지 않을까?

모험이지 않을까?


2. ‘생존이 성공이다!’는 이야기에는 정말 공감하네~~~


난 은퇴 후 60대에 새로운 창업을 하는 것은 절대 말리는 입장이야......


40세에 창업했고, 당연히 내가 일하던 분야에서 시작했지.


통신사업이었는데 초창기 창업 후 지금까지 그 사업을 지속한 창업자는 아마 2% 미만일걸?


향후 지속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워.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지속성은 더 낮아지는 추세가 아닐까?


최신 트렌드에 맞춰가야 하는데 나이를 먹어가니 그게 쉽지 않다는 거지.


냉정한 확률게임에서 보면 말이야, 60대 이후 창업에서 생존할 확률을 계산하면 낮다고 봐.


꼭 본인이 그 길을 가서 성공 여부를 확인해 보겠다고 생각한다면 모르겠지만......


1% 이내 확률로 성공을 붙잡을 수 있는 것을 굳이 도전해보고 싶다면 말릴 수는 없지만 말일세.


하지만 무리를 해서 굳이 갈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자 하는 1인이야.


사업에서의 성공은 절정기에 손을 떼는 거야, 그리고 자기의 퇴로를 마련하는 거지.


그런데 일부 사람들만이 그렇게 하고 있지.


나같이 아들에게 물려주는 경우는 사업 지속성에 따른 리스크가 커져서 생존 가능성은 더 낮아지네.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그 사업에서 손을 놓았어도 결국은 또 다른 사업을 벌이다 돈을 잃기도 하고.


돈은 돌고 도는 것이니, 또 세상을 뜰 때는 다 놓고 가는 것이 돈이고.


다들 삶의 여정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것이 인생이겠지.


3. 나이 들어서 창업한다면 ‘간접 창업’이나 ‘무비용 창업’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안 중 하나라고 생각해.


창업 멤버로 뛰어들어 창업자를 돕거나,  최소한으로 사무실 비용을 사용하는 등,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창업을 하면 그 과실은 누리면서 관련된 스트레스나 실패 시의 리스크는 최소화할 수 있겠지.


은퇴하고 노무 관련 비즈니스를 크게 벌린 노무사 선배를 지난 1년간 도와 드리며 옆에서 산전수전 같이 겪다 보니, 사업은 영업과 사람 관리, 그리고 돈 관리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는 걸 옆에서 직접 목격했지.


노무법인을 하는 선배 말씀이 매월 15일만 되면 직원 월급 등 경비 지출을 맞추기 위해 월말, 월급날까지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 하시더군.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 걸로 보이고, 사업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으니 조급한 마음에 장기간 기여하고 있는 직원들이 월급만 축내고 있는 걸로 보이나 봐. 걸핏하면 짜증 내고 그러다 보니 핵심인력이 이탈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해.


그래서 혼자 시작하는 창업이 힘은 들어도 비용을 최소화하고 직원관리 등 노무 관련 이슈가 없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나 홀로 사업'도 세무, 법률, 노무, 재무, 다 알고 있어하네.


4. 금융업을 간접 창업(폐업절차까지 포함) 해보며 느낀 점은, 남의 돈 먹기가 정말 쉽지 않고 시간이 걸린다는 거야.


주위에 아는 사람이 많아서 조금씩만 도와줘도 사업이 잘 될 것 같지만, 막상 내가 신세 질 상황이 되면 친한 친구도 조금씩 멀리하고 거리를 둔다네.

그게 요즘 세상이지.

조금이라도 도와주는 것이 좋은데 말이야.


상대방에게는 검증이 안 된 신규업체에게 일을 맡기거나 기존부터 서비스하던 업체를 교체해야 하는 리스크가 따르는 등의 부담이 있어선지, 신규 창업업체를 도와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봐.


5. 열심히 노력해도 믿었던 고객에게 속거나 경쟁업체에게 기회를 뺏기는 등, 소위 ‘죽 쒀서 개 주는 경우’도 다반사로 일어난다네.


고객은 처음부터 이것저것 일을 다 시키지.

그러고서는, 내가 막상 날밤을 새워가며 원하는 물건을 생산하거나 서비스 제공 체제를 완료해 주면, 나를 경쟁입찰하는 데만 써먹기 일쑤이고, 물건이나 서비스는 옆에서 지켜보던 경쟁자가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면 거기 가서 산다네.


이런 일을 몇 번 겪으면 낙담하거나 좌절하기 쉬운데 절대 낙담하지 말고 ‘창업은 원래 그런 것이다’ 하받아들여야 해.


6. 가끔은, 작은 고객이어서 돈은 크게 안 되더라도 ‘오다가다 걸리거나’, ‘하늘에서 일감이 떨어지는 경우’ 즉 우연히 얻어걸리는 경우도 있으니 절대 작다고 경시하면 안 된다네.


7. 사업을 하고자 마음먹었으면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작은 기회라도 하나의 ‘실적’으로 삼아 경쟁자가 못하는 ‘틈새시장(Niche)’을 개발해서 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네.


8.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물이 가스 불에 올린다고 바로 끓지 않듯 시간이 걸리는 ‘시차효과’가 있으니 ‘빠르면 3년’, ‘최소 5년’은 걸린다고 생각해 봐. 


그래서 창업은 최소 5년은 버티는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거나, 비용이 들지 않게 작게 시작해서 최소 3년은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더라도 꾸준히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한다네.


9. 조직에서 벗어나면 ‘사’ 짜들(士, 師, 事) 천지인 사기꾼이 판치는 세상에서 홀로 서는 비결을 터득해야 해.


정 주고 마음 주고 다 뺏기기까지는 하지 말아야지.


상대를 고양이 다루듯 조심스럽게 대해야 해.


항상 거리 두기가 중요하니 조심하시게. ‘근자근 원자원’일세.


10. 업했다가 적절히 접는 것도 중요해. 안 그러면 매몰 비용이 계속 늘어나거든.  


매몰 비용이 늘기 전에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야.


주식 투자할 때 손절매 원칙을 생각하면 되겠지.


회사를 운영해 봤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재무제표를 쉽게 믿지 못하네.  

참고로 난 지금도 주식은 안 하네!


11. 나는 몸은 안 팔고 ‘손만 팔아’ 일 한다는 생각으로 해.


창업해서 서류 작성과 이메일로만 사업을 하고 있지.


가끔은 전화기를 잡고 입도 좀 쓰면서 하지만 말일세.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게만 드는 개인사업자를 추구한다네.


12. 창업해서 한 곳에서 30년 가까이 일하면서 항시 얽매이느라 부족한 시간을 아쉬워했지만, 나름 안정된 수익이 보장되는 수준까지 경영을 하면서 느끼는 건, 최고의 사업은 부동산 임대업이 아닐까 생각하네.


골치 아픈 창업을 하지 말고, 엄청난 규모의 빌딩이 아니라 소규모 오피스텔이나 상가, 또는 꼬마빌딩에 투자해 봐.


다른 사람이 벌어준 수익으로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나는 하고픈 일을 맘껏 하며 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난 아직도 경제적 자유를 이루지는 못 했네.


앞으로 10년은 더 매진해서 자식들에게 업을 물려줘서 좋은 일 시켜줄라고 하네만.


창업? 글쎄... 차라리 투자가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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