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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사랑이 거봉 Nov 22. 2024

은퇴 후 창업

현실의 벽 속에서

   퇴직 후, 나는 새롭게 창업이라는 길을 택했다. 오랜 직장 생활을 정리하며 무언가 내 이름을 건 일을 해보고 싶었다. 내 분야에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작지만 나만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꿈과 현실은 참 많이 달랐다. 하루하루가 산을 오르는 것처럼 힘들었고, 기대했던 수익은커녕 현상유지도 힘들었다. 마치 출근길처럼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은 점점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아내의 잔소리도 늘어났다.

“처음부터 잘 될 거라던 말은 어디 갔어? 그냥 안정적인 일이나 하지.”

아내가 하는 말에 반박할 힘조차 없었다.


   나 역시 이런 삶을 상상하진 않았다.

나름대로 열정을 쏟았고,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힐 때마다 나의 자신감은 조금씩 무너져 내렸다.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일까? 애써 내린 결정을 잘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마음속에서 어른거렸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 속에서도 내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내 이름을 걸고 내 손으로 일구는 삶, 그 소박한 꿈을 이루고 싶은 간절함이다. 어쩌면 아내의 잔소리도 날 위한 걱정과 애정일 것이다. 그저 나를 탓하기 위함이 아닌, 힘들어하는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안타까움일 테지.


   한두 번의 실패가 내 인생을 정의하지는 않는다. 작게나마 사업이 안정될 때까지, 기꺼이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각오가 서 있다. 우선은 냉혹한 현실을 버텨내야 한다. 내공을 쌓으며 맷집을 키워야 한다.


   언젠가 아내에게 “고생 많았어”라는 말을 들으며 따뜻한 저녁을 맞이할 날이 올 거라 믿는다.


*이미지: 네이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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