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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마음의 고향으로 가는 길

by 글사랑이 조동표

- 설날, 마음의 고향으로 가는 길


설날은 단순히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뿌리를 느끼고 서로의 정을 나누는 날이다.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도 설날만큼은 멈춰서 가족과 고향의 따뜻함을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다. 이번 설 연휴는 최장 9일간의 휴식이 주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몰렸다는 뉴스를 접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고향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설날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번 설에도 아내와 아들과 함께 전주에 있는 고향 집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아버지와 고모, 작은아버지, 동생과 그 가족들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과의 대화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정과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집에서는 아내가 떡국을 끓이고, 전과 적을 부치며 분주히 움직인다.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음식들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과 전통의 흔적이다.


고향에서 시간을 보낸 뒤에는 처가로 발걸음을 옮긴다. 올해는 장모님께서 88세의 미수를 맞이하셨다. 장모님께 축하의 마음을 전하며 특별한 식사를 같이할 예정이다. 함께 앉아 정담을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번진다. 이처럼 설날은 두 집안의 화목과 감사가 피어나는 날이다.


설 연휴는 가족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다. 친구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당구 시합을 벌이며 유쾌한 경쟁 속에서 웃고 떠드는 순간, 우리는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잊는다. 부부 동반으로 함께하는 식사는 서로의 삶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자리다. 이런 작은 모임들 속에서 우리는 마음을 나누고,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올해는 특별히 해외에서 온 조카와의 만남도 기다리고 있다. 타지에서 홀로 지내며 설 명절을 보내는 조카에게 고향의 따뜻함을 전하고 싶다. 아들과 같이 만나 따스한 위로의 말과 함께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외로운 마음을 달래 줄 계획이다.


이렇듯 나에게 설날은 단순한 연휴가 아닌, 정과 사랑이 넘치는 시간이다. 고향의 따뜻한 품, 가족의 웃음소리, 그리고 친구들과의 소소한 일상이 모여 진정한 설날의 의미를 만들어간다. 새해를 맞이하며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빌고,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이 시간이야말로 내가 설날을 기다리는 이유다.


삶이 아무리 바쁘고 변화가 많아도 설날이 주는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 고향으로 향하는 길, 부모님의 미소, 그리고 정성 어린 음식을 나누는 순간들. 설날은 우리에게 그 모든 것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다. 이번 설 연휴도 따뜻하고 뜻깊게 보낼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앞으로도 설날의 본질을 잃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


끝으로 아버지의 말씀을 옮겨 본다.

"설!

만남 그리고 정담(情談), 서로 간의 덕택(德潭: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

이런 환경들이 '사랑'이라는 두 글자로 함축되어짐이야.

가족 친지들의 삶의 정보도 교환하고 참으로 광범위한 영역들이 함축된 뜻깊은 의미가 있지."



*이미지: 네이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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