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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얼굴, 마음의 프레임

돈의 심리적 그림자

by 글사랑이 조동표

돈의 얼굴, 마음의 프레임

- 돈의 심리적 그림자


- 돈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은 늘 같지 않다


서울대학교 최인철 교수의 책 '프레임'을 읽으며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은 “돈에도 프레임이 있다”는 말이었다.

같은 100만 원이라도 그 돈이 어디서 왔는가에 따라 쓰는 마음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프레임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내가 땀 흘려 번 100만 원은 왠지 손에서 쉽게 떠나보내기 어렵다.

반면, 우연히 생긴 돈(복권 당첨금이든, 선물로 받은 돈이든)은 쉽게 흘러나간다.

심리학적으로는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라 부르지만, 나는 그것을 ‘마음의 프레임’이라고 부르고 싶다.


- 같은 10만 원, 다른 무게


학생에게 용돈으로 받은 10만 원과 하루 종일 땀 흘려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10만 원은 분명히 ‘같은 액수’지만, 마음속에서는 전혀 다른 무게로 존재한다.

하나는 감사의 돈, 하나는 노력의 돈이다.

감사의 돈은 쉽게 흘러가지만, 노력의 돈은 오래 머문다.


손에 닿는 질감조차 다르다.

현금으로 쓰는 10만 원은 ‘실감’이 있고,

카드로 결제하는 10만 원은 ‘가벼움’이 있다.

상품권으로 결제하는 10만 원은 마치 ‘게임 머니’를 쓰는 기분이 든다.


- 당근마켓의 만 원


며칠 전, 나는 당근마켓에서 작은 거래를 했다.

애초에 3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 물건이었는데 흥정을 잘해서 4만 원을 받았다.


그 순간, 내 마음속에 묘한 변화가 일었다.

‘예상보다 만 원이나 더 받았네? 이건 공돈이야.’

그 만 원으로 커피를 마실까, 점심을 업그레이드할까 잠시 고민했다.


그런데 문득 생각이 바뀌었다.

과연 그것이 ‘공돈’일까?

혹시 그 물건의 진짜 가치는 5만 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오히려 손해를 본 셈 아닌가.

결국 ‘공돈’이라는 말은 착각일 뿐이다.

그건 내가 만든 심리적 기준선, 즉 ‘프레임’이 만들어낸 착시였다.


- 돈은 거울이다


결국 돈은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의 거울이다.

누구는 돈을 잃고 마음을 잃고,

누구는 돈을 잃고도 마음을 얻는다.


‘공돈’이란 말은 없다.

그 돈이 생긴 순간까지의 모든 과정(시간, 노력, 관계)이 이미 보이지 않게 스며 있기 때문이다.


- 에필로그


돈을 대하는 태도는 결국 자신을 대하는 태도다.

오늘도 나는 마음속에서 조용히 되묻는다.

“이 돈은 어디서 왔는가, 그리고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가.”


서울대학교 최인철 교수


*이미지: 네이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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