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초등교육을 받다

새로운 언어와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어려울까?

by 생각여행자


이민을 고려하거나 해외에 거주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아이의 교육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아이가 외국에서 초등교육을 받아야 한다면 아이가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지, 언어를 빨리 습득할 수 있을지 걱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걱정은 내려놓아도 되겠다.


생각보다 아이는 적응이 빠르다


독일에서의 초등학교 생활은 다행히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학교엔 독일어를 잘하지 못해 독일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외국인 학생을 위한 특별반이 있었다. 외국인 특별반은 창문도 없는 계단 밑 작은 창고 같은 자투리 공간에서 진행됐는데, 계단 밑에 있던 교실이라 다락같이 좁게 느껴졌다. 그곳에서 나는 독일어를 읽는 방법, 필기체를 쓰는 방법,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을 배웠다.

선생님은 짧은 금발머리를 한 뚱뚱하고 둔해 보이는 보조선생님이었다. 학생들은 그 선생님을 '프라우 푸쓰 Frau Fuß' 라고 불렀는데, 프라우는 '미스/미시즈'라는 의미이고 푸쓰는 선생님의 성씨였는데 발(足)을 의미했다. 특이한 성씨였다. 그 선생님은 독일어를 가르쳐준다기보단 필기체를 쓰기만 반복하게 했다. 항상 짜증스러운 얼굴이었던 그 선생님은 도무지 좀처럼 선생님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법 한 것이, 매일 좁은 공간에서 같은 수업을 반복하면 나라도 불만이 가득할 것 같았다. 반에는 나 말고 네댓 명 정도의 학생들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대부분 터키에서 온 이민자였다.


벗어나려면 독일어를 잘해야 한다


빨리 그 수업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독일어 공부를 했다. 한 학기 가량 지나니 그 수업이 더는 필요 없다고 느껴졌고 엄마에게 독일 친구들과 함께 독일어 수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엄마는 선생님께 특별반 중단을 위한 서신을 보냈다.


사실 무엇보다도 난 독일어 수업 때마다 사라지는, 독일어를 못하는 이방인 취급을 받는 것이 싫었다. 소통 문제와 수업에 적응하는 문제는 의외로 빨리 해결됐지만, 오히려 내겐 독일인들과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볼 수 있겠다. 교육을 따라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