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팬케이크를 굽고 있는데 띵똥, 알람이 울렸다. 3년 전 썼던 일기가 편지처럼 날아왔다. 3년 전 같은 날에 나는 팬케이크를 구웠다 한다. 그랬구나, 그날도 팬케이크를 만들었구나. 막 첫 생일이 지난 막내부터 아직 세돌이 안 된 둘째, 유치원에 다니는 첫째까지... 가장 육아에 지치고 힘들었던 시기의 기록이다. 그때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서 분투했지만, 시간의 여유도 없었고 그만큼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딱 3년만 지나면 뭔가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때 내가 한국에 없을 줄 몰랐고, 전 세계에 전염병이 퍼질 줄도 몰랐다. 최근의 일상을 되돌아보면, 그래도 한결 낫다.
없는 여유와 시간을 쪼개서 그때도 글을 썼다. 어떤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았을까. 왜 기록했을까. 무엇을 기록했을까. 그날의 기록을 이 공간에 다시 옮겨보면서,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아등바등했던 3년 전의 나를 생각해본다.
어느 날 증자의 아내가 시장에 가려는데 그의 아들이 엄마를 따라가겠다고 졸랐다. 증자의 아내는 "집에 있으면 엄마가 시장 다녀와서 돼지 잡아줄게, 착하지?" 하고 아이를 달랜 후 시장에 갔다. 증자의 아내가 시장에서 돌아오자, 증자는 돼지를 잡으려고 발을 묶고 있었다. 증자의 아내가 "돼지를 잡겠다고 한 것은 아이가 떼를 써서 그냥 달래려고 한 말이다."라고 말하자 증자가 답하길,
"어린아이에게 장난으로라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어린아이는 어버이의 모든 말과 행동을 다 따라 배우게 됩니다. 어버이가 자식을 속이면 자식에게 속임수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한 후, 그는 망설임 없이 돼지를 잡아 삶아버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