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들>에서 만난 문장
아이비리그 대학 졸업을 1년 앞두고 있던 나는 전에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기회의 풍경을 마주하고 있었다. 겨우 10년이나 20년 전만 해도 여자들은 절대 들어가지 못하게 잠가두었던 문들이 갑자기 활짝 열려 있었던 것이다. (중략) 이런 모든 자유는 복되고 멋진 것이었지만 내게는 또 그만큼 억압적이고 심지어 (물론 당시에는 입 밖에 내어 표현할 수 없었지만) 약간은 부당한 것으로도 느껴졌다. 그런 자유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관해 내가 품고 있던 불분명하지만 뿌리 깊은 일련의 감정들과 모순되는 것 같았다고 할까.
캐럴라인 냅, <욕구들> 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