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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노아 Noah Jang Dec 10. 2024

벤자민, 마지막 태즈메이니아호랑이

하품하는 벤자민, 마지막 태즈메이니아호랑이, 데이비드 플리, 1933


태즈메이니아호랑이는 현대까지 살아남은 가장 큰 육식성 유대류였습니다. 호주 본토에서 분산된 태즈메이니아 섬의 개체군은 약 14,000년 전에 발생한 해수면 상승에 의해 20세기 초까지 고립된 상태였습니다. 유럽 정착민들은 이 동물이 농업과 목축업에 위협이 된다고 여겼습니다. 정부는 한 마리당 1파운드의 현상금을 제공하며 대규모 학살에 나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멸종되고 말았습니다. 호주 정부는 9월 7일을 국가 멸종위기종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마지막 태즈메이니아호랑이, 벤자민이 죽은 날입니다. 


마지막 태즈메이니아호랑이, 벤자민, 호바트 동물원, 1935
1911년, 1928년 및 1933년에 촬영된 태즈메이니아호랑이, 호바트 동물원


마지막으로 알려진 태즈메이니아호랑이 벤자민은 암컷으로 여겨졌으나 2011년 영상 분석에서 음낭이 관찰되면서 수컷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934년 11월 11일 자 퀸즈랜드 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벤자민의 몸길이는 112cm, 꼬리 53cm였습니다. 다리에는 덫에 걸린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벤자민, 마지막 태즈메이니아호랑이, 데이비드 플리, 1933


벤자민은 1936년 9월 7일 호바트 동물원에서 죽었습니다. 멸종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인 마지막 태즈메이니아호랑이의 죽음은 당시에는 전혀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태즈메이니아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악천후인 낮의 극심한 더위와 영하로 떨어지는 밤의 추위에 방치되어 죽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사람들은 또 다른 태즈메이니아호랑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벤자민, 마지막 태즈메이니아호랑이, 데이비드 플리, 1933


보존 감독관은 태즈메이니아호랑이가 지난 7일 월요일 저녁에 죽었고 사체는 박물관으로 이송되었다고 보고했다. 참고 : 감독관은 한 마리당 최대 30파운드의 가치가 있는 다른 호랑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1936년 9월 16일, Hobart City Council Ceserves Committee


태즈메이니아 박물관에 보내졌다는 기록은 있지만 이후 사체의 행방은 알 수 없습니다. 벤자민이 방치된 상태로 죽은 것으로 보아 동물원은 열악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방문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었습니다. 1937년 시의회는 동물원의 유지 관리가 시에 유익하지 않다는 이유로 운영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정부는 벤자민이 죽기 59일 전에야 이 종에 대한 보호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야생 태즈메이니아호랑이의 마지막은 정확하지 않고 소문으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1930년, 정착민 윌프 베티 Wilf Batty가 야생에 살던 마지막 개체를 쏘아 죽인 것은 확인되었습니다. 태즈메이니아에서 가장 큰 도시인 호바트 동물원에는 사육 중인 개체가 남아 있었습니다. 


야생의 마지막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 윌프 베티, 1930


1938년, 태즈메이니아 북서쪽 해안의 마우바나에서 태즈메이니아호랑이 한 마리가 총에 맞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1957년에는 한 헬리콥터 조종사가 섬의 서해안 공중에서 태즈메이니아호랑이와 같은 줄무늬를 가진 동물을 보았습니다. 즉시 지상 수색을 시작했지만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1961년, 섬의 북서쪽에서 밤낚시를 하던 한 어부가 어둠 속에서 태즈메이니아호랑이로 보이는 동물을 죽였습니다. 어부는 털과 혈액을 채취해 대학으로 보냈습니다. 결과는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목격담이 전해졌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1936~1980년 사이에 목격이 보고된 위치, 위키피디아


그다지 빠른 편이 아니었던 태즈메이니아호랑이는 목표한 먹이가 지칠 때까지 쫓는 방식으로 사냥했습니다. 원하는 만큼 먹고 나면 크기가 더 작은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너구리 같은 육식 유대류에게 고기를 남겼습니다. 한 동물학자는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너구리 무리가 사냥하는 태즈메이니아호랑이를 따라가는 것을 보았다고 보고했습니다.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너구리고 현재 멸종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멸종위기종,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너구리


동물의 눈을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들여다본 적이 있다면, 동물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인간이 가진 악함이 조금도 깃들이지 않은 그 자연의 눈은 밤하늘처럼 우주처럼 깊고 아름답습니다. 사자든 악어든 상어든 필요한 만큼의 땅과 물만 차지하고 필요한 만큼만 먹습니다. 그들은 더도 덜도 원하지 않고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최선의 존재입니다.


태즈메이니아호랑이 새끼, 런던 자연사 박물관, 페니 애드먼즈 제공


인간의 개입이 없었다면 자연에서 제 몫의 생을 누렸을 새끼가 박제되어 박물관에 누워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언제든 무자비한 학살자가 되는 우리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목장의 가축을 훔치는 포악한 동물이라는 누명을 쓰고 학살당한 태즈메이니아호랑이는 인간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태즈메이니아 섬에 살고 있었습니다. 진짜 약탈자는 바로 우리 인간입니다. 



자료출처

http://www.naturalworlds.org/thylacine/

The Rarest Animals, Willy Ley, 1964

https://www.abc.net.au/news/2018-04-06/on-the-trail-of-london-thylacines/9623364

https://en.wikipedia.org/wiki/Thyla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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