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금강역사"
어렸을 때의 나의 우상, 문무겸전의 헤라클레스
어렸을 적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을 읽었다. 이 만화책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은 헤라클레스가 역경(12 과업)을 극복하는 부분이었다. 초인적인 힘과 불굴의 정신을 지닌 헤라클레스는 나의 우상이었고 나는 헤라클레스처럼 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스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두 가지가 올림픽과 철학이다. 이 두 가지는 나로 하여금 문무겸전(올림픽 = 무, 철학 = 문)의 헤라클레스를 떠올리게 한다.(헤라클레스는 강하기 때문에 지혜를 쓸 일이 적었던 것이지 지혜롭지 않았던 존재가 아니다.)
현재 파키스탄은 석가여래 당시 북인도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그리스 문화와 불교가 만나 간다라 미술이 형성된 곳이다. 알렉산더(기원전 356~323) 대왕의 동방원정으로 이곳에 전파된 그리스 문화에 기반한 헬레니즘은 간다라바 불상에 그리스 신의 모습을 투영시켰다. 간다라 지역에 이식된 헬레니즘의 영향은 석가여래를 호위하는 금강역사에게도 반영됐다. 바로 그리스 신 가운데 힘의 상징인 헤라클레스가 간다라 불전미술에서 석가여래의 호위 무사인 금강역사로 모습을 바꾼 것이다.
참고문헌 : 유근자, "[금강역사: 사찰로 온 헤라클레스] 붓다의 수호자, 불광미디어, 2023.10.28
여기서 발췌한 글에 따르면 헤라클레스가 금강역사로 모습을 바꿨다고 나와 있다.
금강역사의 기원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산스크리트어의 어원에 근거하여 '번갯불을 가지고 다니는 자'를 의미한다. 그 겉모습은 반신은 사람이고 반신은 뱀인 용신을 보호하는 자로, 전설적으로 금강역사의 적이라고 알려진 매 모습을 한 가루다(Garuda)를 속이기 위하여 새의 모습으로 가장한다고 믿어지기도 한다. 또한 비를 조절하는 용신과 힌두교의 우신인 인드라(Indra)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가뭄이 들었을 때에는 금강역사에게 기원한다고 한다.
금강역사의 기원에 대한 또 다른 견해로는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으로, "간다라 지역에 이식된 헬레니즘의 영향은 부처님을 호위하는 금강역사에게도 반영되었다. 그리스 신 가운데 힘의 상징인 헤라클레스가 간다라 불전도 속에서 부처님의 호위 무사인 금강역사로 모습을 바꾼 것이다."(유근자, 2015)라고 했다.
금강역사는 범어로 '번개를 가지고 다니는 자'이다. 한자로 '쇠 금'자와 '굳셀 강'자를 직역하다 보니 단단함만 강조되어 다이아몬드의 뜻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금강의 뜻은 번개와 전광으로 해석하여 번개로 자른다, 쪼갠다의 함축적 의미로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금강은 단단한 신보다는 번개로 모든 것을 자르는 천하무적의 신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원래 금강역사는 인도에서 비를 내려주는 고유의 신이었지만 불교로 흡수되면서 불법을 수호하고 사찰을 지키는 신의 의미로 정착되었다. 역사는 힘이 센 사람을 통칭한다. 함흉발배의 자세를 통해 그가 호흡과 명상을 통해 무예를 수련하고 연마한 것을 알 수 있다.
금강역사의 무예적 의미 : 금강역사는 힘이 센 사람이지만 기공의 호흡법 혹은 좌선할 때의 기본자세를 익힌 존재이다. 태극권에서 쓰는 함흉발배의 자세가 나오며 머리와 등을 일직선으로 펴고 주먹만 올리면 권법자세가 나온다.
금강역사의 불교적 의미 : 지금까지 우리는 금강역사를 금강석처럼 단단하여 힘이 센 천하무적의 장사라고 알고 있었다면 번개를 가지고 번개처럼 모든 것을 자르는 자로 이해해야 한다.
금강과 역사를 두 가지 의미로 합성하여 정의하면 금강역사는 지혜와 무예를 겸비한 존재이다. 즉, 일체의 모든 것을 지혜로 자르는 존재라는 의미를 가진다.
참고문헌 : 김대환, 한상인. (2021). 금강역사 명칭의 이원적 분석. 인문사회 21, 12(6), 2403-2416.
이 참고문헌에도 금강역사가 헤라클레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나와 있으며, 금강을 번개로 역사를 무예를 수련한 자로 표현한다.
내가 철학을 첫 번째 격자틀 인식모형으로 정한 이유는 철학이 "지혜를 추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금강역사에서 찾았다. 나는 12 과업을 완수한 헤라클레스처럼 불굴의 정신을 가지고 일체의 모든 것을 지혜로 자르는 문무겸전의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