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블루 버드

Blue Bird

by 유하






작가에게는 세 가지 세계가 있다.

블랙, 블루, 화이트.









2-2. 블루 버드

Blue B¡rd









파랑새는 있다. 아이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던 고양이는 새를 죽였다. 아니, 새를 죽였다고 생각한 것이지 실제로 죽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고양이는 그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고 싶지 않았고, 확인하지 않았다. 잔악한 행위를 저질렀지만, 잔악한 권위는 지속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애초에 고양이가 새를 죽인 것은 투철한 용기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누구보다도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캣! 새의 죽음과 죽음의 소리. 새 그림자의 외침, 비겁한 도망자! 그런 단어가 고양이의 삼각 귀를 맴돌았다. 하지만 아이만은 그 단어를 외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고양이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었다. 고양이는 아이의 다정한 목소리가 안내해 준 푸른 바닷속을 유영하는 중이었다. 그는 보글거리는 물거품 속에 둘러싸여 있었다. 검은 신이 아이를 과격하게 집어삼켰다면, 푸른 바다는 고양이를 부드럽게 품었다. 그러나 푸른 바다는 검은 신 못지않은 위력을 떨쳤다. 부드러웠지만 차가웠고, 고양이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통제했다. 고양이는 무의식적으로 움직였지만, 바다는 의식적으로 고양이를 움직였다. 하지만 고양이는 한 치의 불편함도 없이 평온하기만 했다. 무덤가를 돌아다닐 때보다도, 아이의 집에 있을 때보다도 편안했다. 고양이는 자신이 죽어 극락에 도달한 것이라 여기기도 했다. 의지란, 중력을 거슬러 뜻이 발현하는 과정이란 그만큼 고통스럽다는 의미다. 하지만 평온은 오래가지 못했다. 새 그림자의 출현, 비겁한 도망자! 고양이는 스스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새 그림자를 직면하게 되었다. 푸른 바닷속에서의 직면은 그만큼 고통이 덜하다는 의미다. 상당히 멋쩍다. 괜히 정중하게 존댓말을 써 본다. 당신은 안녕하십니까? 새 그림자의 대답, 질문이 잘못되었다. 다른 질문을 해 본다. 아이는 나와 당신 중, 누구를 더 사랑합니까? 질문이 잘못되었다. 내가 당신을 죽였습니까? 질문이 잘못되었다. 당신은 죽었습니까? 질문이 잘못되었다. 당신은 살아 있습니까? 나는 언제나 살아 있었고, 어느 때보다도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앞으로도 쭉 살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새 그림자가 아니시군요? 그렇다. 나는 새 그림자가 아닌 새의 본질이다. 그럼 당신은 새의 알입니까? 알은 새의 원인이지 본질은 아니다. 그렇다면 새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파랑새. 새의 본질은 파랑새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무엇입니까? 푸른 바닷속에 있는 모든 것은 파랑새다. 새를 소환하자. 새를 소환하자. 이미 내 안에 있는 파랑새를 불러내자! 무고하고 영원한 본질, 블루 버드 ¡







keyword
이전 05화블루 오션